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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기구 창설…한국 산림 위상 올릴것”
-첫 교수출신 행정부처 수장 이돈구 산림청장
지난 9일 취임한 이돈구 신임 산림청장은 최초의 ‘교수 출신’ 청장이다. 그저 산이 좋아서 임학도가 된 청년이 46년 만에 한 나라의 산림 정책을 총괄하는 행정부처의 수장이 됐다.
1981년부터 30년간 교수(서울대 산림과학부)로 생활하며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IUFRO) 회장 등 다양한 국내외 활동에 참가하다 보니 산림학계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제자도 상당수다. 산림청의 많은 고위에서부터 말단직원들이 그의 후배이자 제자다. 취임을 축하하는 전화의 상당수가 “교수님으로 불러야 할까요, 청장님으로 불러야 할까요?”였다.
공무원이나 군 출신까지 ‘드나들던’ 산림청장에 처음으로 ‘나무와 숲을 잘 아는’ 학계전문가가 선임된 만큼 산림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다. 산림청이 할 일이 많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오는 10월 창원에서 열리고, 우리나라 주도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도 만들어진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추진된 것이다. 이 청장은 “유엔 행사를 치르고 국제기구가 출범하며 그 본부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게 되면 당연히 대한민국 산림의 위상과 역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우리 산림 환경 자체는 과히 좋지 않다. 수목의 종은 다양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목재를 생산할 수 있는 땅 자체가 부족하다. 화강암이 중심인 땅도 나무가 편히 자라기에는 적합한 터가 아니다.
하지만 조림기술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빠른 산업화 속에서도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림을 불과 30~40년 만에 복구해낸 사실은 세계 산림계에서 기적으로 꼽힌다. “산골짜기에서 큰 정원수를 도시로 척척 옮겨심고, 바위를 깨서 나무를 심고 자라게 하는 것을 보면 외국 사람들이 놀란다. 식물을 키우고 양용 성분을 추출해내는 능력도 아주 뛰어나다.”
이 청장은 국민이 숲과 나무를 더욱더 가까이하길 바란다. 특히 각박한 도시인들이 숲과 나무를 통해 치유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취임 직후 내놓은 ‘희망의 숲’ 조성 사업도 바로 이런 뜻에서 출발한 것이다. 전국 각지의 하천 주변으로 올 한 해에만 서울 남산 면적의 67배에 달하는 2만㏊에 3800만그루의 나무가 식재된다.
평생을 산과 함께하다 보니 우리나라에 이 청장이 누비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이 청장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어딜까. 강원도 평창에 있는 가리왕산이다. “연구차 종종 찾는데, 산세도 숲도 매우 아름답고 계곡물도 그냥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합니다. 차분히 걷다 보면 심신이 치유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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