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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농업자의 문제, 정책의 문제?
낙농업계는 3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나는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점점 커지고 있는 어려움이고, 하나는 작년 갑작스럽게 벌어졌다. 남은 하나는 앞으로 닥칠 일이다. “예전에는 젖소 몇 마리만 가지고 애들 대학 보내고 결혼시켰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가 오히려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낙농 후속 세대는 저희보다 더 힘들 것 같네요.” 이정희 위원장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한다.

문제가 되는 어려움이란 차례로 사료 가격 상승, 구제역, 미국ㆍ유럽과의 FTA 협정 체결이다.

지구온난화와 국내 농업 축소로 수입을 통해 충당되는 사료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구제역은 쐐기를 박았다. 정부가 보상을 한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살처분을 겪은 목장이 우유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FTA 체결로 싼 해외 낙농식품이 들어오면 국내축산 기반은 무너져버릴지도 모른다.


낙농업계만의 논리라고 흘려보낼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식품인 우유와 유제품, 아기 분유와 학생들의 급식과 관련된 일이라고 이 위원장은 강조한다. “해외 밀 지원으로 국산 밀 산업이 거의 사라졌죠. 이제 밀 가격은 해외 사정에 따라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유도 그렇게 될지 모르는 일 아닙니까.”

일부 정치인은 축산업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즉, 경제 논리에 따라 낙농업 자체가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이는 정책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일단 농림부 안에 축산국이 없어요. 예전에는 농업을 잘 아는 사람이 들어갔는데 요즘은 책상머리 행정이 많아요.”

정부와 낙농업자들의 시각은 판이하다.


정부는 수입하는 전탈지분유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우유수급대책을 편 것에 대해 어려운 낙농농가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지만 낙농업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말한다. 이번 기회를 타서 쉬운 방식인 무관세 물량을 계속적으로 확대하고 근본적인 원유 증산 대책은 나몰라라 한다는 것이다. 원유부족사태는 구제역이 아니라 이상고온으로 인한 원유 생산 감소와 늘어나는 폐업 때문이라는 게 업자들의 입장이다.

이 같은 갈등은 FTA가 체결되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축산 로드맵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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