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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격하야, 포스트 무바라크는 누구?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발표하면서 이집트의 혼란을 가라앉힐 새 대통령은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데타 같은 급변사태 없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다음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경우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등이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랍연맹 수장 무사 사무총장 =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 무사(75) 사무총장은 현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는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한 ‘구시대 인물’이지만 무바라크와는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튀니지에서 시위가 시작된 초기 카이로에서 아랍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대부분의 아랍 지도자들이 침묵했으나 무사 총장은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아랍인의 분노와 좌절을 언급했을 정도로 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대세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무총장 임기를 두 달가량 남겨둔 그가 지난 4일에는 반정부 시위가 열린 타흐리르 광장을 방문했을 때 많은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으며 일부는 “우리는 당신이 대 통령이 되길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이로의 한 외교관은 AFP 통신에 “자유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는 가장 확실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무사 총장 역시 지난 4일 프랑스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조국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 ‘국제적 인사’ 엘바라데이, 국내 정치역량은 부족 = 엘바라데이(69) 전 IAEA 총장은 이집트 시위 사태 이후 강력한 어조로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판하고 시위를 주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997년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3차례나 연임에 성공하며 ‘원자력 분야의 교황’이라고도 불렸으며, 2005년에는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엘바라데이는 IAEA 총장 임기 만료 뒤 귀국해 무바라크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이집트 야권 최대 조직인 무슬림형제단과 함께 개헌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며 야권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장기간 해외에서 활동한 엘바라데이는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반정부세력을 하나로 모으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총장을 그만둔 뒤 즉각 귀국하지 않다가 상황이 무르익은 후에야 귀국을 결정한 것도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무사 총장에 비해 엘리트주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야권에서는 엘바라데이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기기 보다는 과도기에 무바라크 정권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다양한 야권 단체 간의 차기 권력 경쟁을 중재할 인물 정도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득권 진영도 세 규합하면 희망 = 비록 이집트의 민심은 무바라크에서 등을 돌렸지만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제3의 후보가 나서 점진적 온건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세력 규합에 나설경우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주로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국민들과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표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이 승리에 도취해 분열하면서 이집트의 혼란이 가중될 경우 30년 넘게 이집트를 통치해온 국민민주당(NDP)의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득권층이 단결할 가능성이 크다.

슐레이만 부통령은 혼란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정국을 이끌면서 무바라크와도 어느 정도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에난 참모총장도 이집트에서 군 출신이 줄곧 정권을 잡아온데다 군부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두터운 편이라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탄타위 국방장관은 국가 운영을 위임받은 군 최고위원회 의장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평가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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