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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교육 프로젝트 내일을 열다>“공부 돕고 고민 듣고…나누니 성적 쑥쑥”
-성남 샛별中의 ‘선배짱멘토링’
성남 샛별중 1학년 조모(14) 양은 영어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 공부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다. 수업시간에도 잘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조 양은 지난해 1학기 담임 교사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3학년 이모(16) 양에게 영어를 배워보지 않겠냐는 이야기였다. 3학년 선배가 1학년 후배의 공부를 가르쳐주는 일종의 과외였다. 처음엔 어색했다.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들킬까 두려웠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점차 사라졌다. 선배인 이 양은 아주 기본적인 단어나 문법도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또한 공부 외에도 후배의 고민을 귀기울여 들어줬다. 조 양은 선배와의 공부시간에 즐거움을 느꼈다. 그 결과 기말고사 영어 점수가 중간고사에 비해 10점 가까이 올랐다.


학습부진 1·2학년생 대상

선배들 특별한 과외 선사

후배들은 공부에 관심갖고

선배들은 고교 진학에 도움



대학생들도 방학때마다 지원

인생 멘토로 발전되기도

교과부“ 사교육 퇴치 큰효과”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 샛별중학교는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특별한‘ 과외 선생님’을 소개시켜 준다. 샛별중은 학습 능력이 뛰어난 3학년 학생들이 국어ㆍ영어ㆍ수학ㆍ과학 과목에서 기초학습이 부진한 1ㆍ2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주 2회 1대1 멘토링 수업을 해주는‘ 선배짱 멘토링’ 프로그램을 2010년부터 2년째 이어오고 있다. 방학 중에는 대학생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지난해 사교육비 줄이기 정책을 주도해 16% 감소효과를 끌어낸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정보정책관은“ 선배와 대학생 등을 활용한 멘토링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학습능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성남 샛별중은 선배가 후배의 공부를 도와주는 ‘선배짱 멘토링’과 대학생이 학생의 ‘공부 멘토’가 되는 ‘대학생 멘토링’ 등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멘토링 프로그램들을 통해 학력 향상과 진로 진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샛별중]

▶후배 “격의없이 질문…좋아”-선배“후배 멘토…진학에 도움”=‘선배짱 멘토링’은 이 학교 이종임 교감을 비롯한 교사들이 낸 아이디어로, 지난해 1학기부터 시작됐다. ‘선배짱 멘토링’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시덕 영어교육부장교사는“ 학교가 정규 교육과정의 운영뿐만 아니라 사교육의 기능까지 맡아야 한다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멘토링은 주로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ㆍ2학년 학생들 중 중간ㆍ기말고사 성적 및 평소 학습정도를 파악해 주요 과목 기초학습이 부진한 학생 중 매학기 33명을 멘티로 선정한다. 멘토로 활동하는 3학년 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능력이나 영어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 중에서 지원을 받는다.

멘토와 멘티가 구성이 되면 1대1로 팀을 만든다. 1주일에 2회 이상, 1회 1시간 정도로 진행이 된다. 학습 내용도 멘토와 멘티가 협의해 결정한다. 주로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중점에 두며, 멘티의 이해 수준에 따라 진도를 조절한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려가 많았다. 하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프로그램 참여를 꺼려하는 1ㆍ2학년 학생들이 왕왕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졌다. 조 양처럼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또래 선배와의 공부 시간을 즐기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이 교사는“ 학교 수업에서 이해가 안돼 쑥스러워 교사에게 물어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며“하지만 멘토링 수업에서는 선배한테 격의 없이 물어볼 수 있다. 또한 학교생활과 진학 등 고민을 털어놓으며 선후배 사이가 가까워지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멘토로 활동하는 3학년 학생들은 개별지도를 한 시간만큼 봉사활동 시간을 받는다. 또한 생활기록부에도 멘토로 활동한 내용이 기록된다. 최근 특수목적고 입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자기주도학습전형)이 강조되며 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데 멘토 활동이 큰 도움이된 경우도 종종 있다는게 학교 측의 전언이다.

멘토로 활동했던 이 양도“ 올해 경기도 소재 모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면접 전형에서 멘토링 활동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교사, 인생의 멘토가 돼 주기도=‘대학생 멘토링’도 학생들에겐 좋은 기회다. 대학생 과외 교사를 구하려면 과목당 최소 2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지만 샛별중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는다.

방학마다 7~8명의 교대ㆍ사범대 재학생들이 학교에 찾아와 주 3회 수업하며, 1회 90분 이상씩 영어ㆍ수학과목을 가르친다. 영어ㆍ수학과목 하위 5% 이하의 학생들이 대상이며 1달 동안 집중적으로 기초능력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교사 1명이 3~4명의 학생들을 담당한다.

학기중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멘티로 참여할 희망 학생들을 모은다. 학년당 12~15명 정도의 학생이 최종 결정된다. 성적과 더불어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가정형편인 학생들이 주 대상이 된다. 대학생 교사는 성남교육지원청 등을 통해 지원을 받는다. 교통비 정도의 수당을 받지만 대학생 교사들은 열의를 갖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공부뿐만 아니라 진지한 진로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 학교 권현수 교육과정부장은“ 대학생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준다”며“ 학생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조언도 해준다. 수업이 끝나도 대학생 선생님들과 인연을 이어가는 아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샛별중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지만 벌써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멘티로 참여한 학생들 중 1학년은 17명 중 15명이, 2학년은 16명 전원이 영어과목에서 평균 7~13점의 성적이 상승했다.

권 부장은 이에 대해“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학습에 흥미를

갖고 학교생활을 즐기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멘토링관계를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하고, 대학생뿐 아니라 대학원생 교사 멘토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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