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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어사 방화 용의자 긴급체포...범행 동기는

지난해 12월 15일 발생한 부산 범어사 천왕문 방화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같은 절 암자에 기거하는 40대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7일 범어사 천왕문 화재의 방화 피의자 이모(43)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암자에 기거하며 궂은 일을 도맡아한데다 지난 2009년부터 6개월간 강원도 홍천 모 암자 불사현장에 몸이 아픈데도 노동일을 가게 돼 건강이 악화되면서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1990년대 범어사 암자에서 기거하다 2008년 잠시 암자를 떠났다 다시 돌아왔고, 2009년 10월부터 6개월간 강원도 암자 불사현장에서 일한 뒤 범어사에서 생활해왔다.

또한 이씨는 자신의 병이 악화된 이유가 지난해 ‘일제시대 잔재’라는 비난을 받아온 범어사 보제루(普濟樓) 해체·복원 작업 때문이라 믿는 등 개인적인 불만 때문에 천왕문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범행 전 3일에 걸쳐 범어사 경내를 돌며 CCTV위치까지 파악했다. 또한 지난달 9일과 10일 범어사 뒷산 금정산에 두차례 산불도 지르고 14일 밤엔 보제루 옆 종루에 침입, 커터칼로 법고를 찢기도 했다.

천왕문 방화 당일인 지난달 15일에는 오후 2시께 금정구 남산동 모 페인트점에서 시너 4통을 구입해 택시를 타고 암자에 도착해 숨겨놨고 오후 10시께 이 가운데 시너 2통을 천왕문 바닥과 사천왕상에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도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천왕문 방화 후 범어사 일대의 CCTV 51대 영상자료를 확보, 이씨의 걸음걸이, 인상착의 등을 분석해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애초 지난달 19일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이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부인하자 다시 보강수사를 거쳐 15일 오후 이씨를 불러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동기를 추궁하는 한편 공범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윤정희 기자@cgnhee>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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