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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결말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거야
종영을 2회 남긴 SBS ‘시크릿가든’의 결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사람들은 만나면 ‘시크릿가든’이 어떻게 끝날지를 대화로 삼는다. 18회에서야 시청률 30%를 돌파했지만 드라마의 화제성은 50%를 넘겼던 ‘파리의 연인’때보다 더 높은 것 같다.

시청자들은 ‘시크릿가든’ 결말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으며, 가짜엔딩들도 난무하고 있다. 길라임(하지원)의 친구 아영(유인나)이 꾸는 꿈, 길라임 유령설, 뮤직비디오 감독 윤슬(김사랑)이 찍는 뮤직비디오라는 설 외에 꿈속의 꿈을 반복하며 둘 속의 꿈에 같이 있었다고 추론함으로써 영화 ‘인셉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시크릿가든’이 그 어떤 드라마보다 결말에 대해 높은 관심이 나타나는 건 캐릭터에 빙의된 정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 자체가 한가지로 끝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점도 큰 이유다. ‘영혼 체인지’라는 컨셉은 결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하는 구조다. 

로맨틱 코미디는 남녀가 해피엔딩을 맞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김은숙 작가가 중간에 이를 확 꺾어버렸다. 새드엔딩으로 갈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김 작가는 이야기 전개에 갑자기 ‘스핀’을 걸지는 않았다. 단서와 복선, 전조를 계속 던졌다. 라임 아버지의 대사라든가 아영의 꿈 등의 방식을 통해서다.

사람들은 아영의 꿈, 즉 “하얀 눈밭에서 너와 사장님이 어떤 다른 사람과 함께 꽃차를 마시고 있었다. 하늘에선 빨간 꽃이 내리더라”는 내용이 해피엔딩을 상징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는 ‘인어공주’의 대사에 무게를 실기도 하고 주원이 모친에게 꽃다발과 함께 남긴 편지 속에 쓴 ‘주원이가요’를 ‘주원이 가요’라고 해석해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심지어 드라마상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추리가 이뤄지고 있다. 라임이 산소호흡기 없이 누워있는 것, 라임이 깨어났을 때 심장박동 장치가 0을 나타낸 것 등도 라임의 생사 판단의 추리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시크릿가든’은 얼마전 대본 유출 사고를 겪었다. 라임이 영화 촬영도중 사고를 당해 뇌사에 빠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김 작가는 한 술 더 떠 여기에 일종의 ‘역스핀’을 첨가시켰다. 김주원(현빈)이 사고가 발생했던 스물 한 살의 기억에서 멈춰 있도록 했다.

이렇게 보면 ‘시크릿가든’의 김 작가는 시청자들과 함께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김작가는 트위터를 통해 “나를 살인자로 만들지마라” “아직 쓰지않은 가짜엔딩이 너무 많다”는 식으로 네티즌과 소통하고 있다.

‘시크릿가든’은 결말이 새어나가는 일이 없도록 최종회 대본을 쵤영 직전에 배포할 계획을 세우는 등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오스카(윤상현) 콘서트 장면 촬영에 일본 관광객 400여명이 관객 겸 엑스트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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