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가이던스(회사 측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사흘째 밀리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100만원’ 고지를 바라봤던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대로 급감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부진한 원인은 연말에 지급된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박 성과급“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레 나온다.
▶부진한 실적…지난해 4분기 영업익 3조원-매출 41조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4조8600억원보다 38% 급감한 것이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밑도는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53조7600억원, 영업이익은 17조28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150조원,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이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의 경우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LCD 시황 악화로 시장 예상치를 다소 밑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1.9% 증가, 영업이익은 38.3%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대비하면 매출은 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8% 감소했다.
▶급락하는 주가…90만원대 ‘뚝’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전망치가 전 분기는 물론 시장 ‘눈높이’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도 급락하는 분위기다. 종가 기준 95만원을 웃돌며 ‘100만원 고지’를 눈앞에 뒀던 삼성전자 주가는 당장 91만원 선으로 뚝 내려앉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2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2000원(1.29%) 내린 9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해 첫 거래일에 0.95% 오르고 이튿날 보합세를 보였으나 지난 5일부터는 1%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보기술(IT)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올 1분기부터는 종전의 실적 호조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규모 성과급 지급, 마케팅비용 증가 등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올해 실적은 긍정적이란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도 올해는 20조원 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가파른 랠리로 피로감이 누적된 국내 증시에 단기 조정을 예고하는 신호로 작용, 이번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이 증시에 상승 동력이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계절적인 요인이 많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막상 실적발표에 들어가면 시장 ‘눈높이’를 충족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삼성전자가 단기 조정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 @ok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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