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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폴레옹·먼로·카사노바의 공통점은?

와인디너의 꽃 ‘와인스토리’…이것만 알아도 그대는 센스쟁이!

세상엔 많은 술이 존재하지만 그 중 와인이 선호되는 이유가 있다. 건강에 좋다는 점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와인은 대부분 오래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와인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와인 맛은 좋은데 와인을 마시며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와인은 이름부터 빈티지, 품종, 산지 등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은 데 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은 적어 선뜻 이야기를 꺼낼 수 없다는 것. 보통 이런 고민은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하는 한국적 술자리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더 심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적인 와인지식이 없더라도 몇 가지 와인에 얽힌 스토리만 알고 있어도 와인 디너 자리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조금만 찾아보면 와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사건과 인물, 영화 속에서도 존재한다. 


교황도 반한 13가지 블렌딩

샤토 네프 뒤 파프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아비뇽 유수’란 말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아비뇽 유수는 교회권력이 하늘을 찌르던 중세에 프랑스 왕권이 교황권을 누른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와인이 바로 ‘교황의 새로운 성’이란 뜻의 ‘샤토 네프 뒤 파프’ 와인이다. 

프랑스 왕권이 교황권을 앞지르던 12세기, 7년에 걸쳐 프랑스인 교황이 선출됐고 이를 계기로 로마 교황청이 남프랑스 론 강변의 도시 아비뇽으로 이전했다. 중세는 기독교 전파와 더불어 수도원을 중심으로 와인을 생산했는데 아비뇽 유수를 기점으로 프랑스론 지방의 와인사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샤토 네프 뒤 파프’ 레드와인은 13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폴레옹 ‘승리의 마스코트’

샹베르땡 와인=나폴레옹이 50여번의 전쟁에 나서면서도 절대 손에서 놓지 않은 와인이 있다. 바로 ‘샹베르땡’ 와인이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정복한 기쁨을 만끽하면서 크렘린 궁에서 이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 그가 이 와인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일부 호사가들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이유를 나폴레옹이 전쟁 전날 샹베르땡 와인을 마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나폴레옹이 1차 러시아 원정에 실패했을때 러시아에 두고 온 샹베르땡 와인은 ‘러시아에서 돌아온 황제의 와인’이란 별칭을 단 채, 본래 가격보다 비싼 값에 팔려 나갔다.


알렉산드르 2세용 맞춤와인

크리스털 샴페인=나폴레옹의 러시아 정복 계획을 차단한 황제 알렉산드르 1세의 아들이자 러시아 근대화에 큰
영향을 준 알렉산드르 2세는 와인을 매우 좋아했다. 특히 그가 좋아했던 와인은 샴페인 중에서도 최고급 품목으로 꼽히는 ‘크리스털 샴페인’. 프랑스의 샴페인 제조회사 루이 로드레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알렉산드르 2세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와인이다. 

볼셰비키 혁명으로 로마노프 왕조가 붕괴된 후에도 현재까지 이 와인은‘황제의 샴페인’이란 칭호를 달고 판매되고 있다. 외모도 특이하다. 다른 샴페인 병과는 달리 속이 그대로 드러나는 투명한 크리스털로 돼 있고 병 바닥엔 우묵하게 들어간 펀트가 없다. 이는 정적에 의한 암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승리자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파리의 심판’은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 못지않은 세계적인 와인으로 인정받은 계기가 됐다. 1976년 프랑스 파리의 와인숍 주인이자 와인아카데미 운영자였던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에가 프랑스 와인 전문가들을 패널로 구성해 프랑스 와인과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하면서 와인업계를 뒤흔들었다. 30년 후‘ 파리의 재심판’도 있었다. 30년 후인 2006년 다시 한번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벌어졌다. 하지만 결과는 프랑스 측을 더욱 당혹케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차지한 것이다.


마릴린 먼로표 고급 입욕제?

파이퍼 하이직=평소 샴페인 목욕을 즐겨한 것으로 유명한 마릴린 먼로. 그때 그가 사용한 샴페인이 바로 ‘파이퍼 하이직’이다. 이 샴페인은 18세기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사랑한 와인으로 유럽 14개 왕실의 공식 삼페인으로 유명했다. 

특유의 상큼하고 은은한 향으로 특히 여성들이 많이 찾는 와인이다. 마릴린 먼로는“ 나는 샤넬 넘버5를 뿌리고 잠자리에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 샴페인을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사블랑카 이별주로 유명세

베브 클리코=잉그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가트가 열연했던 영화 ‘카사블랑카’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명작으로 꼽힌다. 이 유명한 영화에도 와인은 등장한다. 바로 ‘베브 클리코’ 샴페인이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주인공 엘자와 릭. 

릭을 사랑함에도 미국으로 떠나야만 하는 엘자는 릭에게 이별을 고하며 “베브 클리코라면 남겠어요”란 유명한 대사를 남겼고 그로 인해 이 샴페인은 유명세를 타게 됐다. 매우 유명한 와인이지만 절대 줘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다. 바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에게다. 프랑스어로‘ 베브’가 과부를 뜻하기 때문이다.

험프리 보가트가 열연한 영화 카사블랑카의 ‘베브 클리코’, 마릴린먼로가 목욕에 즐겨쓰던‘ 파이퍼 하이직’.

카사노바 유혹술의 비밀병기

샤토 디켐=‘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여자를 유혹할 때 사용한 두 가지 카드가 있다. 하나는 프랑스의 블루치즈인 ‘로커포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디저트 와인인 ‘샤토 디켐’이다. 그는 치즈의 왕과 디저트와인 여왕의 만남을 주제로 유혹했다.다른 와인보다 수확시기가 늦은 포도로 만드는‘ 샤토 디켐’은 원숙하고 세련된 맛을 자랑한다. 

또한‘ 로커포르’는푸른 곰팡이 특유의 향과 함께 입안가득 느껴지는 질감으로 달콤한 와인과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카사노바는 완벽한 궁합을 자랑하는 이 두 가지를 남성과 여성의 만남과 빗대며 수많은 여성들을 매료시켰다.



선물용 와인 수준부터 맞춰라

입문자 ‘산타 캐롤리나’…중급자 ‘샤또 라로즈’…마니아엔 ‘피터르만 멘토’…

설 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물용 와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선물용 와인은 고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와인도 받는 이의 취향이나 성품 등에 따라 알맞은 와인을 선택해줘야 한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초보자에게는 부담 적은 3만원 이하의 실속형 와인을, 마니아에게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거나 퀄리티를 인정받은 고급 와인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대학 진학이나 첫 직장 입사를 준비하는 20대는 아직 와인을 접해보지 못해 막연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와인은 비싸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는, 쉽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권해보자. 낮은 도수의 스파클링 와인이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 좋다.

‘산타 캐롤리나 리제르바 까버네 소비뇽’은 바닐라의 달콤함과 시나몬향이 느껴지는 칠레 와인이다. 과일향과 함께 오크과 초콜릿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긴 여운과 부드러운 타닌이 느껴지고, 대중적인 메뉴인 파스타, 구운 돼지고기 등과 잘 어울려 초보자도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다. 750㎖ 기준으로 1만8500원.

▶와인 즐기는 중급자는 5만~10만원대 와인을=비즈니스 미팅, 회식 등을 종종 경험하며 사회생활과 와인에 제법 익숙해진 3~5년차 직장인을 위한 선물로는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5만~10만원대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의 ‘샤또 라로즈 트랑토돈’은 프랑스 크뤼브루주아 브랜드 중 일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와인이다. 레드와인의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6대 4 비율로 섞고 카베르네 프랑을 적절히 배합해 만든 와인으로 오래 보관할수록 깊은 맛을 자아낸다. 지난해 3월 보르도와인협회가 주최하고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가 주관한 ‘2010 보르도 셀렉션 100 시음회’의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750㎖ 5만9000원.

▶취향이 뚜렷한 와인 애호가는 스토리 담긴 고급 와인을=와인 취향이 분명한 와인 마니아를 위한 와인 선물이 고민이라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특별한 스토리를 담은 와인을 고르는 게 좋다.

‘피터르만 멘토’는 호주 와인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스승으로 칭송받는 ‘피터르만’을 기리는 헌정 와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메를로, 시라즈, 말벡을 잘 배합한 와인으로 과일 맛과 결이 묵직한 타닌이 마지막 피니시까지 강건함과 깊이를 유지한다. 가격은 750㎖ 14만5000원.

짙은 루비 빛을 자랑하는 ‘베르타니 아마로네 빌라 아르베디’는 오크배럴에서 3~4년간 숙성해 선보이는 와인으로 복잡한 향과 맛으로 와인 애호가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750㎖ 19만2000원.

황혜진 기자/ hhj6386@heraldcorp.com

▶와인 입문반을 위해서는 3만원 이하 실속형 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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