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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건설 채권단 손 들어줬지만..모두 잘못했다” 법원
법원이 채권단의 손을 들어준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막장드라마’를 연출한 채권단과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등 이해 관계자들의 행태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향후 다른 기업들의 인수ㆍ합병(M&A) 진행시에 되풀이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는 충고도 잊지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4일 현대그룹의 양해각서(MOU) 효력유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결정문 말미에 ‘재판부의 소회’란 글을 추가로 담았다.

재판부는 우선 채권단에 대해 “현대자동차나 언론 등의 의혹 제기에 쉽게 흔들리면서 자신이 세워놓은 원칙을 번복했으며 나아가 양해각서가 체결된 이후에도 또 다시 외부의 의혹 제기에 영향을 받아 현대그룹에게 양해각서에서 정해놓은 사항을 초과하는내용에 대해서까지 해명 및 제출 자료를 요구해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중심을 잡고 매각 과정을 이끌었어야 할 채권단이 보여준 그간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현대그룹 측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입장 변화가 정당한지를 떠나서 양해각서 정해놓은 사항에 대해 신빙성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가지씩 두 가지씩 여러 차례에 걸쳐 그나마도 충분하지 못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에 관해서도 재판부는 “입찰절차에 관해 채권단이 전적인 재량을 갖고 있음을 확약했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같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대형 M&A가 있을 경우 이해당사자들이 어떤 원칙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해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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