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100m 결승 진출
아시아 선수 1956년 이후 최초
전체 4위 아시아新…메달 기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수영의 보물’ 황선우(18·서울체고)가 28일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전체 4위로 결승에 진출하자 해외팬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영 전문 매체 스윔스왬은 이날 “황선우가 아시안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에서 계속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해외 수영팬들이 댓글을 달고 “와, 황선우가 메달 딸 것 같다. 설령 못따더라도 그는 세계 수영의 라이징 스타다” “결승에 가는 건 예상했지만 4위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황선우의 실력에 감탄했다.
황선우는 세계 최고의 올림픽 무대서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하고 있다. 경기를 마칠 때마다 각종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최고의 실력과 컨디션을 준비하고도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가 주는 압박감에 자신의 기량을 펴지 못하는 선수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황선우는 겁없이,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고 있다.
황선우가 29일 오전 출전하는 자유형 100m은 사실상 아시아 선수에겐 감히 바라볼 수 없는 영역이었다. 힘과 스피드에서 앞서는 서양 선수들만의 전쟁터였다. 40초 넘는 시간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파워풀한 스트로크를 지속하려면 타고난 신체조건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이날 준결승전을 치른 16명의 선수 중에서도 아시아인은 황선우뿐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서 시상대에 오른 건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즈키 히로시(일본)가 마지막이었다.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7위) 이후 황선우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무엇보다 황선우의 진화가 아직 멈추지 않았다는 게 경이롭다. 스스로도 “(올림픽에서) 경험이 많이 쌓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황선우가 이날 세운 아시아기록은 닝쩌타오(중국)가 2014년 10월 자국 대회에서 작성한 47초65를 약 7년 만에 0.09초 단축한 것이다. 특히 전날 오후 열린 예선 경기에서 47초9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경영 800m 예선까지 뛴 뒤 하룻밤 자고 나서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영 천재’를 넘어 ‘괴물’이라는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황선우는 자신의 엄청난 성과와 기록에도 크게 흥분하지 않는 쿨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후 “이 정도 기록이 나올 걸로는 예상 못했다. 아시아 신기록이기도 해서 정말 기분 좋다”고 한 게 전부다. 그러면서 “지금 정말 너무 힘든데, 제 안에서의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거 같다”며 웃었다. 자신의 우상인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옆 레인서 레이스를 펼친 게 더 감격스러워 보였다. 황선우는 “(드레슬과)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다”며 기뻐했다.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작전 같은 건 없고 그냥 ‘온 힘을 다 뽑자’고 했다”며 “컨디션 관리 잘 해서 내일 오전 결승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