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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그림 때문에 범행? 임병장 놀린 ‘라면전사’ ‘스펀지밥’ 캐릭터 보니…
[헤럴드경제]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사건을 일으켜 전우들을 살해한 임모 병장이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로부터 놀림을 당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15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GOP 총기사고’ 합동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군 수사기관은 임 병장이 범행을 준비한 이후 행동했고 수류탄 투척 장소를 자신이 대피하기 쉬운 지점으로 선정했으며, 7명을 수류탄으로 제압하고 신속히 막사로 이동했다는 점 등을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근거로 꼽았다.

사진=방송캡처

선 준장은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소초원들이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은 자신을 희화한 그림을 보고 고교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금전갈취' 등 괴롭힘을 당해 흉기로 살해하려고 마음먹었던 일과 정신과 진료 이후 '정신과 또라이'라는 말을 듣고 학교를 자퇴했던 일, 입대 후 일부 간부 및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들을 회상했다고 한다.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는 총 67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이 중 16개는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이었다.

그는 “임 병장은 ‘이런 상태로 전역해 사회에 나가도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육군은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작성한 메모 내용도 처음 공개했다.

임 병장은 이 메모에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고 썼다고 선 준장은 전했다.

한편 임 병장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범행 당시 총을 난사하지 않고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으며 일부는 조준사격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동료들이 모여 있는 그늘막 뒤편에서 은밀히 수류탄의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제거한 후 몰래 수류탄을 굴린 다음 자신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면서 “수류탄이 폭발하자 실탄을 장전한 후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다”고 말했다. 범행 과정에서 사망한 5명은 부검 결과 모두 총상에 의한 과다출혈 소견이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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