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기아 EV9 효과 톡톡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SK온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SK온이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회복세에 힘입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14일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은 올 9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중국 제외) 순위에서 3위(28.5GWh)에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회사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66.8GWh)이 2위, 삼성SDI(23.8GWh)가 5위를 기록했다.
성장률 측면에서도 SK온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SK온의 전년 동기 대비 연간 성장률은 13.3%로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SDI 5.7%, LG에너지솔루션 4.0%보다도 높았고,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의 CATL(7.4%)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고객사 전기차 판매량이 연초 대비 많이 늘어난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NE리서치가 이달 발간한 ‘글로벌 EV & 배터리 Monthly Tracker’ 자료에 따르면, SK온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 포드의 올 3분기 전기차 판매 규모는 각각 약 13만9000대와 약 5만8000대로 1분기와 비교해 각각 약 12%, 31%씩 크게 회복했다.
특히 올 3분기 현대차 아이오닉5 글로벌 판매량은 약 2만7000대로 1분기 약 1만7000대와 비교했을 때 약 53%가 증가했다. 기아 EV6도 3분기 약 1만6000대로, 1분기 대비 판매량이 약 8% 늘었다. 아울러 기아 EV9는 올 9월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3.6배 수준인 약 4100대 판매됐으며, 포드 F150 라이트닝 9월 판매량 역시 작년 동기와 비교해 약 3.5배 늘어난 약 3800대가 팔렸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사와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SK온이 주요 고객사 차량 판매 확대 기조를 바탕으로 중국 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역시 고객사 전기차의 판매량 상승에 힘입어 올해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테슬라 모델3, 모델Y, GM 캐딜락 등이 유럽, 북미에서 준수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삼성SDI도 BMW와 리비안 판매 호조세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초부터 북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SK온의 현지 배터리 출하량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 9을 비롯해 제네시스 GV60, eGV70 리프트 등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SK온은 내년부터 북미 중심 EV 시장 회복 등으로 펀더멘탈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 9월까지 연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599GWh다. 이 가운데 비(非)중국 시장 규모는 258.7GW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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