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의료개혁 및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가 11일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야당이 의료계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및 의정 갈등 핵심 주체인 전공의 단체가 참여하지 않은 협의체에는 발을 들일 수 없다며 유보 입장인 터라 야당이 빠진 채 여·의·정만 우선 참여한 ‘개문발차(開門發車)’ 형식이 됐다.

첫 회의에 마주 앉은 여·의·정은 12월 말까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아직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야당의 동참 필요성에도 뜻을 함께 했다.

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협의체에서는 대화 첫 걸음을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와 당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첫 회의니만큼 앞으로 협의체 운영방식을 중심으로 어떻게 성과를 낼지 진지하게 논의했다. 우선 속도감 있는 논의를 위해 주 1회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중간에 주중에 소위를 개최를 함으로써 회의에 속도감과 성과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는 의료계 요청사항이 있었다.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응시해서 합격해도 내년 3월 입대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정부에서는 사직 전공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 보장을 위한 의료계 요구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의체에 다시 보고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을 두고 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협의체가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영합니다만 12월 22일이나 23일 그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여·의·정은 협의체를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여당에선 그동안 의정 갈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특히 공을 들여왔던 한동훈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의사 출신인 한지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선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를 이끄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를 이끄는 이종태 의학전문대학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이날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목표는 국민의 건강이고 방법은 소통과 대화”라며 “다만 아직 여야의정 협의체에 야당인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당초 민주당이 제일 먼저 말을 꺼내신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곧 함께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현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지 않으면 정부와 의료계의 불통 속에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사상 초유의 의료 시스템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수련병원의 진료공백으로 환자 여러분께서 겪으신 큰 불편과 불안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이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여러 현안들이 진솔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만큼은 정부와 여당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진정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대용·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