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붕괴’ 독일, 향후 트럼프 정부 대응도 혼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살렘 시민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비디오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유럽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극심한 경제 부진을 겪고 있는 독일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 이후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긴장, 국방비 증액 압박, 지정학적 위험성 증가로 인한 기업 신뢰 타격 등이 이유로 꼽혔다.
골드만삭스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0.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는 1.1%였다. 골드만은 내년 독일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0.9%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의 개방 경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 모든 수입품목에 10~20%에 해당하는 보편관세, 중국산에는 60%의 고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독일차를 콕 집어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8월 그는 “독일에서 쉐보레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 아마 한 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는 벤츠, BMW, 폭스바겐 자동차가 수백만 대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최고 ‘2000%’의 관세율을 언급한 데 주목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71만6000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대 완성차 업체는 물론 보쉬와 콘티넨탈 등 부품업체들도 멕시코에 함께 진출해 있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압박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산 전기차와도 경쟁 중인 독일 최대 제조업체 폭스파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그룹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10%미만이지만, 전기차 부문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연정 붕괴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어 향후 경제에 또다른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 다음날인 6일(현지 시간) 올라프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의 해임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1월 15일 연방의회에 나에 대한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말했다.
ING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트럼프의 승리와 맞물려 경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4분기에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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