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민원에 손발 묶인 초등학교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BC 'PD수첩'이 5일 밤 10시 20분 '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편을 방송한다.
서이초 사건 1년, 'PD수첩'은 교권 회복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지금 교육 현장에 어떤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지 깊이 있게 취재했다.
'PD수첩'은 지난 10월, 전주 M 초등학교 5학년 학급의 여섯 번째 담임교사가 교실을 떠났던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교육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공교육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평가했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거듭된 담임 교체가 두 학부모의 민원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올해에만 학교에 각각 113회, 61회 전화했다는 학부모 A 씨와 B 씨. 이들은 교사가 아이의 자세를 바로잡아 준 것이 아동학대라며 신고하겠다고 하거나, 자녀 위주의 세세한 보살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교가 아이를 방치했다’라고 항의했다.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을 원하는 대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두 학부모가 쏟아낸 민원에 해당 학교 교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M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의 교육 파행이 악성 민원인 때문이라는 교사들의 토로가 지역 전반에 알려지며, 정규 담임은 물론, 2~3주간 담임을 맡아줄 단기 기간제 교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문제 학급에 투입되면서 다른 학년의 수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해당 학급의 담임교사 그리고,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학부모, 나아가 학교 구성원 모두가 교육 파행으로 고통 받고 있다. MBC 'PD수첩'은 이 학교를 직접 찾아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처한 현실을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학부모의 반론, 그들은 ‘악성’ 학부모인가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말들이고 통용되는 단어인데도 선생님이 느끼시기에 불편하시고 부담스러우시면 그게 교권 침해 사안이라고, 악성 민원이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M 초등학교 학부모 B 씨-
'PD수첩'은 논란 속 학부모 A 씨와 B 씨를 만났다. 이들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제작진. 학부모들은 자신의 행위가 일상적인 수준이었을 뿐, 악성 민원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도리어 자신들은 ‘악성 학부모’ 프레임의 희생자라 주장한다. 이토록 갈등이 깊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책은 정말 없는 것일까.
-교권 5법도 속수무책, 무엇이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있나
두 학부모를 막아달라며 교원단체 세 곳이 목소리를 모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련된 교권 보호 5법도 A, B 학부모의 민원을 막지 못했다. 학교의 교원들은 막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 무엇이 학교와 교사를 지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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