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6일 ‘인바운드 국제경쟁력 강화 포럼’
태국등 불법체류 억제-방한 보이코트 대책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이 관광정책 및 기반조성 분야에서 세계 61위라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경제포럼의 안드레아스 하더만(Andreas Hardeman) 항공·여행산업 부서장은 문체부가 오는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할 예정인 ‘인바운드 국제경쟁력 강화 포럼’의 발표문(요지 사전공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하더만 부서장은 지난 5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관광발전지수 데이터로 한국 관광의 국제경쟁력을 분석하는데, 문체부가 사전공개한 발표문 요지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19개국 중 관광경쟁력에서 14위를 차지했으나, 이 중, ‘관광 정책의 우선순위’, ‘관광 개방성’, ‘가격경쟁력’ 등 세부 부문이 포함된 ‘관광 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에서는 61위를 기록했다.
문체부는 이번 포럼을 예고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우리나라 관광경쟁력의 분야별 불균형은 향후 정책 우선순위 결정 시 유의미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팝에 열광하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한국관광은 세심한 정책적 수단을 구사하거나 SW, HW 관광산업 인프라의 구축 보다는, K-팝 등 K-컬쳐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에 봉착해 있다. |
이번 포럼은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마무리하며 방한 관광시장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외래객 2000만명 시대’ 개막을 위한 정책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12월 6일엔, 방한 관광 1위 중국 시장을 단체관광객(유커)과 개별관광객(싼커)으로 나누어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을 연다.
12월 9일엔 ‘관광 체험의 확장을 위한 관광과 연관 산업(식품, 패션 등) 간 협업’을 주제로 한일 양국의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한일관광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장미란 차관은 “고유의 매력을 지닌 한국 관광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찾은 외래객의 눈으로 국제적 기준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못지않게 필요하다.”라며 “다가오는 ‘국가관광전략회의’를 계기로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외래객의 입국부터 출국까지 체류 전반에서 만족도를 올리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오는 6일 첫 번째 포럼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에바 카처(Eva Katzer) 관광 정책 분석가는 국제관광 시장은 빠르게 회복 중이나 국가별 편차는 존재한다며, 한국의 경우 중국·일본 등 인접국 시장의 상대적으로 더딘 해외여행 회복률이 제약조건임을 지적한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안전하고 원활한(safe and seamless) 여행경험 제공이 주목받으면서 ▷비자 간소화, ▷입국 심사 편의, ▷교통수단 간 환승 편의성 제고, ▷관광객 대상 맞춤형 정보 제공 등이 핵심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안희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최근 방한 흐름에서 구미주, 중동 등으로 방한 국가가 다변화되고, 체험관광을 주제로 2030 등 젊은 세대의 방한이 증가하고 있음을 발표한다. 국제관광 재개 초기 방한 외래객의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에 향후 관광수요 확대 단계에서 지방 도시로의 분산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챈(Christina Chan) 싱가포르 관광위원회 부국장이 토론자로 나서 아세안 관광객에게 한국의 까다로운 입국 절차, 지도·교통 등 국제 서비스의 접근성 문제와 결제의 불편함 등이 구체적인 장애물임을 지적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구경현 무역투자정책팀장은 ‘전자여행허가제(K-ETA) 개선방안 연구’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전자여행허가제는 무사증 입국 외국인들의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도입했는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만 연간 최소 방한객 20만 명이 감소했고 최소 관광 수입 2330억 원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언급한다. 일본, 싱가포르 등 인접국이 불법체류자 단속은 강화하되 출입국정책은 완화하는 흐름과 반대되고 있음을 알리고, 향후 전자여행허가제의 면제 국가 확대, 명확한 허가 기준과 불허 사유 제공 등 개선안을 살펴본다.
‘클룩’의 이준호 한국 지사장은 온라인 여행사(OTA)의 관점에서 한국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교통 편의성을 진단한다. 결제 문제로 외국인들이 여행상품 예약에 실패하는 사례, 지도 응용프로그램(앱)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지방 관광을 포기하는 사례 등 체류 단계에서 외국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크리에이트립’의 임혜민 대표는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동기는 ‘한국인들의 최신 일상 경험하기(K-트렌드)’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도시보다는 한국인들이 현재 즐겨 찾는 도시에 교통·숙박·환전 등 기반 투자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또한 한류 인기로 잠재 방한 수요 성장이 가장 큰 동남아와 중앙아시아가 까다로운 입국 절차로 실제 방한으로 연결되지 못함을 문제로 지적한다.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게임방, 찜질방, 피부관리실 등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광’의 강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역별 독특한 체험을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솔직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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