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경매 시장에서 반값 수준으로 떨어진 수도권 단독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실수요자들은 경매 시장에서 유찰이 반복된 전원주택에 주목하며 싼값에 매수할 기회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물건의 경우 권리 분석상 문제가 없어도 경매 절차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4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시 송내동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은 오는 20일 3차 매각일을 앞두고 있다. 감정가 5억1692여만원에 나왔으나 두 번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 수준인 2억5329여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번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최저입찰가는 1억7730여만원까지 떨어진다.

이 물건은 567㎡(171평) 토지와 그 위에 지어진 279㎡(84평) 규모 2층 주택을 일괄 매각하는 물건이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후순위 전세권자가 집주인을 대상으로 신청한 강제경매 사건이다. 제시 외로는 보일러실과 창고, 정자 등이 포함돼 있다. 2014년 사용 승인을 받은 10년차 목구조 건축물이다.

경기 동두천시 송내동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이 연이은 유찰 끝에 반값으로 떨어졌다. [윤병찬PD]

이 단독주택은 동두천시 송내동에 조성된 아차노리 주택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지행역까지 2.5㎞ 거리에 위치해있어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7분 가량 소요되며, 인근에 송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두천 중앙고등학교, 동두천 외국어 고등학교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권리 분석상 하자가 없는 물건으로 파악되지만, 입지와 가격 탓에 유찰이 반복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입지적으로 외곽지역에 있는 단독주택이다 보니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유찰된 것”이라며 “권리 분석상 문제는 없으며 소유자가 점유하고 있어 명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물건의 경우 법원이 경매 절차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법원은 최저 입찰가가 계속 낮아져 후순위 채권자에게까지 돌아갈 돈이 없어지면 경매를 아예 취소하는데, 이 물건 역시 ‘무잉여 기각’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매를 신청한 사람이 후순위 전세권자인데, 1순위 근저당권 3억3600만원 채권최고액”이라며 “최저가에 낙찰되면 경매를 신청한 전세권자가 배당받을 금액이 없어져 무잉여 기각으로 경매가 취소될 확률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법원에서 경매신청 채권자에게 ‘무잉여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남을만한 금액 이상으로 낙찰이 안되면 채권자가 매수를 하겠냐’는 매수 통지서를 발송한다”며 “만약 통지문 받고 채권자가 이 금액에 매입을 하겠다고 매수 통지 수락을 하면 경매는 계속 진행이 되고 응답하지 않으면 경매가 기각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