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 “북, 러에 포탄 1000만발 지원”
北 “초강력 절대병기 ‘화성포-19’ 발사 성공”
‘화성-19’ 사거리 1만5000㎞...기술확보 불명
김용현(왼쪽부터) 국방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
미국이 8000여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돼 훈련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북한의 러시아 제공 무기도 상당량에 달하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 규모와 관련된 질문에 “포탄은 수백만발 정도”라며 “100~200만발이 아니라 1000만발에 가까운 수백만발로 이해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이어 “미사일은 1000여발 정도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근까지 북한이 포탄과 미사일 등을 싣고 러시아로 반출한 컨테이너가 2만 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만 개의 컨테이너에 152㎜ 포탄을 가득 싣는다면 약 940여만 발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州) 포격에 나설 때 발사한 152㎜와 122㎜ 포탄 중 절반 이상이 북한산 포탄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추정에 한계가 있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 규모가 약 2조4000억원에서 최대 7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북한산 포탄은 명중률이 낮고 제대로 폭발하지 않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산 포탄의 제조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거나 오래 전 생산한 포탄을 제대로 비축·관리하지 못한 채 급하게 보낸 탓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김 장관은 러시아 파병 와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인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관련 “중국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중재와 같은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그 시점은 사태 악화로 중국의 이해가 침해된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에 더해 파병까지 나선 상황에서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여부 결정 등 단계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정부 입장은 러북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 발신, 국제사회 특정 그룹별 아웃리치하는 방안, 독자제재를 어떻게 서로 조율해가며 할 것이냐는 문제들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고위관계자도 현 시점에서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된 것이 많지 않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 병력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수준에서 참여하고, 러시아가 어떤 반대급부를 주는지 들여다보고 우리가 취할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시간을 두고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1일 평양 일대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화성포-19형’이었다고 1일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이런 가운데 북한은 전날 평양 일대에서 쏜 ICBM에 대해 ‘화성포-19형’이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10월 31일 아침 공화국 전략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했다”면서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7687.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1.2㎞를 5156초(85.9분)간 비행해 조선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수역에 탄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화성포-19형에 대해 ‘새로운 초강력 공격수단’,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 ‘세계최강의 위력’,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새로운 실체’, ‘조선의 힘과 정신으로 빚어낸 초강력의 절대병기’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포장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지켜본 뒤 “확실한 성공을 이룩함으로써 동종의 핵투발 수단 개발과 제작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포-19형의 최대 정점고도를 볼 때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본토 전역은 물론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두게 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포-19형은 기존 화성-18형에 비해 발사관 길이가 연장됐다.
특히 화성-18형에 비해 탄두탑재부 외형이 다소 뭉툭해지고 이동식발사대(TEL) 덮개 역시 짧고 둥근 형태로 바뀌었는데 한 개의 미사일에 실린 여러 개의 탄두가 분리돼 각기 다른 목표를 타격하는 다탄두 탑재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TEL도 9축 18륜이었던 화성-18형보다 11축 22륜으로 길이가 늘어났다. 다만 화성포-19형을 포함한 북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기술 확보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