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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크기 3분의 1, 석탄·석유 200만배 에너지 밀도…SMR, AI 전력 해결사” [헤럴드 기업포럼 2024]
마샤 버키 테라파워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발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견인…청정에너지 전환 필수”
“원자력, 밀도 높은 청정에너지…고효율·안정적 전력 공급”
美서 4세대 SMR ‘나트륨’ 건설 중…기존 원전 1/3 크기
마샤 버키 테라파워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4에서 ‘전력 수요 증가의 해법이 될 첨단 원자력’의 주제로 화상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미래 전력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전력 소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적인 넷제로 목표 달성 흐름 속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청정에너지 전환은 필수로 꼽히며, 그 핵심은 원자력이 될 수밖에 없다.”

마샤 버키 테라파워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4’에서 ‘전력 수요 증가의 해법이 될 첨단 원자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이다. 지난 6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원자로 ‘나트륨(Natrium)’ 건설의 첫 삽을 뜨는 등 SMR 기업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나트륨’은 냉각재로 물을 쓰는 기존 원전과 달리 액체소듐(나트륨)을 이용하는 4세대 원전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SK㈜와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2억5000만달러(당시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소유한 전력회사 파시피콥(PacifiCorp)의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내에 345㎿급 단지로 구축된다. 이는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용량이다. ‘나트륨’이 완공되면 해당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예정이다.

버키 부사장은 “‘나트륨’은 기존 원자로보다 더욱 단순하고 안전한 소규모 옵션으로 설계됐으며 기존 원전의 3분의 1 크기”라며 “규모는 작지만 원자력 에너지가 가진 고유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의 특징 중 하나인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나트륨’ 원자로의 경우 약 44에이커(ac, 약 17만8062㎡)의 부지에 세워진 반면, 태양광발전소가 ‘나트륨’과 동일한 전력량을 생산하려면 수천에이커의 토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마샤 버키 테라파워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4에서 ‘전력 수요 증가의 해법이 될 첨단 원자력’의 주제로 화상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 속에서 미래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원자력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I 반도체, 배터리 공장, 제조, 운송 등의 분야가 전력 수요를 2.5배 이상 증가 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버키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절반이 미국에 있으며, 신규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배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며 “한 데이터센터 기업은 연간 1GW의 새로운 전력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개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만들려면 5G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라파워가 원자력 원료 펠렛 1개에 들어있는 에너지양을 측정한 결과, 핵연료가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기존 연료원보다 200만배나 밀도가 더 높았다”며 “석탄 22톤, 석유 4000갤런(약 1만5142리터), 천연가스 59만 입방피트(ft3, 약 1670만6940리터)를 사용해야 원자력 펠렛 1개와 같은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샤 버키 테라파워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4에서 ‘전력 수요 증가의 해법이 될 첨단 원자력’의 주제로 화상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AI와 넷제로 달성으로 촉발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버키 부사장은 “미국에서 가동 중인 92개의 원자로 중 대다수는 40~50년 전에 건설된 것으로 그간 수십년 동안 원자력 분야의 혁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이제 이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라파워가 현재 개발 중인 원자로 ‘나트륨’은 미래 무탄소 시대에 맞춰 전력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테라파워의 ‘나트륨’은 원자로의 에너지 섬(island)과 원자력 섬을 동시에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시공기간도 약 36개월로 단축된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분야에 AI를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차세대 원자력에너지 공급·분배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버키 부사장은 “AI는 이미 스마트 그리드에 적용돼 전력 시스템의 수요, 공급 균형을 개선하고 있다”며 “AI로 보다 정확히 수요를 측정하고 폐기물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전력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버키 부사장은 “우리가 마주한 세계 기후 및 에너지 공급 문제는 초국가적 공동의 문제”라며 “테라파워는 한국에도 여러 공급업체와 투자자가 있으며, 우리의 성공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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