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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에…석화기업 소재 사업도 속도 조절 [비즈360]
LG화학, 탄소나노튜브 4공장 건설 일시 중단해
롯데케미칼, 전해액 유기용매 연내 생산 불투명
다만 전기차 중장기 성장성 기대해 투자는 지속
전남 여수에 있는 LG화학 탄소나노튜브(CNT) 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가 길어지면서 배터리 제조사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관련 신사업을 준비해 온 석유화학 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양극재나 음극재, 분리막과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는 물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기초 소재 사업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충남 대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짓고 있던 탄소나노튜브(CNT) 4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이에 내년 1분기로 예상됐던 가동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첨가제, 전도성 도료 등에 활용된다. LG화학은 4공장에서 생산한 CNT를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배터리 업체에 양극 도전재 용도로 공급할 예정이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둔화로 배터리 생산이 줄면서 공장 가동이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장 건설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개선 흐름을 보고 건설을 재개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에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올해 2분기 준공했지만 아직 상업 생산을 시작하지 못했다. 고객사인 배터리 소재사와 제품 인증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연내 상업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관련 일정이 밀리면서 지금으로서는 생산 시작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3500억원을 들여 총 11만8000톤 규모의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에틸메틸카보네이트(EMC), 디에틸카보네이트(DEC)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들 4종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 유기용매로 리튬염을 잘 용해시켜 리튬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한다.

신사업으로 배터리 소재에 주목해 온 국내 석유화학 기업은 소재 생산 등에 활용되는 기초화학 제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확장해 왔으나 최근 얼어붙은 전기차 시장과 함께 주춤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만큼 투자 방향성을 틀지는 않은 모양새다.

실제 전기차 관련 사업에 대한 석유화학사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캐즘 이후 다가올 전기차 시장 호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84만2000톤에서 111만톤까지 늘리는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가성소다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불순물 제거를 위해 사용된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전남 여수공장 내 전기차용 고기능성 타이어 합성고무인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시장 확장을 대비해 지난 2022년 SSBR 생산능력을 6만3000톤에서 12만3000톤으로 한 차례 늘린 바 있다.

SSBR은 일반 타이어에 쓰이는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BR) 대비 마모에 강하다.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더 무거운 전기차용 타이어 소재로 적합하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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