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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1억장 판매’ K-팝 음반, 올해는 신통찮네
올 1~8월 음반 판매량 약 6475만장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 하락
신규 팬덤 유입 더뎌...구보 판매 주춤
구보(과거 앨범)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1억장을 넘겼던 K-팝 그룹의 판매량이 올해에는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월에만 지난해에 비해 17.7%나 줄었다. 사진은 11일 공개된 제니의 새 싱글 ‘만트라(Mantra)’ [OA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음반 판매량 ‘1억장 시대’를 맞으며 사상 최고의 성과를 냈던 K-팝업계가 올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여전히 ‘빅 그룹’의 음반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그룹마다 최고치를 찍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정도다.

11일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1~8월) 국내 음반 판매량 인기 400위까지의 K-팝 누적 음반 판매량은 약 6475만장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총 판매량(7845만장)에 비해 17.7%나 적다.

상반기(1~6월)까지만 살펴봐도 써클차트 기준 K-팝 음반 누적 판매량은 4670만장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9%(약 820만장)이나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수출액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CD, LP 등을 포함한 음반 수출액은 1억2939만달러(약 174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했다. 상반기 음반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9년 여 만에 처음이다.

덕분에 올 한 해 주요 가요기획사 4사의 실적은 부진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음반 판매량은 각 기획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하이브의 경우, 올 상반기 음반과 음원 매출은 전체의 39.4%(3946억원)로 나타났다. 41.7%(4301억원)를 차지했던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JYP엔터테인먼트도 1385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무려 47.2%나 감소했다.

그간 해외 시장에서 K-팝 음반 판매량이 날개를 달았던 것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미국의 인기 노래 순위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서 1위에 오른 이후부터였다. 방탄소년단의 ‘핫100’1위는 이 그룹과 K-팝의 위상을 완전히 업그레이드 한 변곡점이 되며 해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블랙핑크·트와이스를 중심으로 한 신규 팬덤이 생겨났다. 뒤늦게 ‘입덕’한 팬들의 첫 번째 학습 과정은 과거 앨범(구보)의 구매로 이어진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구보 판매량은 K-팝 산업의 성장 지표 중 하나”라며 “신규 팬덤이 유입될 경우 구보 판매량이 동반 증가(Backover spillover)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이를 근거로 방탄소년단,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대형 그룹의 소속사에서는 이들에 대해 “아직도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해 팬덤을 쌓을 수 있는 성장형 아티스트”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K-팝 구보 판매량은 2019년 이후 매해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상반기 130만장의 판매량(써클차트 매해 상반기 기준)을 기록한 이후 ▷2020년 155만1609장 ▷2021년 453만6937장 ▷2022년 458만2161장 ▷2023년 567만1981장 등으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외 신규 팬덤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구보 판매량이 올 상반기 330만5684장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7%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보 판매가 가장 많았던 세븐틴도 71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세븐틴은 구보만 250만장을 팔아치웠다.

신보 판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한해 가장 많은 음반을 팔아치운 그룹인 세븐틴은 베스트 앨범 ‘17 이즈 라이트 히어’로 309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세븐틴의 기존 성과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 지난해 세븐틴은 미니 10집 ‘FML’로 무려 620만장을 팔아치우며 총 15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올해에는 현재까지 총 532만장가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스트레이 키즈도 지난 7월 발매한 음반 ‘에이트’를 284만 장을 팔았으나, 이 역시 지난해 발매한 미니 앨범 ‘★★★★★ (5-STAR)’가 기록한 461만7499장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그 밖에도 ▷엔하이픈 ‘로맨스:언톨드’231만장 ▷에스파 ‘아마겟돈’130만장 ▷제로베이스원 ‘시네마 파라다이스’ 108만장 ▷뉴진스 ‘슈퍼 내추럴’은 101만장 등을 각각 기록했다.

김진우 위원은 “올 한 해 음반 판매량이 주춤한 것은 지난해 앨범 시장이 초동 경쟁으로 과열됐고, 코로나19 해제 후 공연시장 활성화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투톱 체제로 급성장했던 K-팝 시장에서 이들을 대체할 만한 가수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고꾸라진 음반 매출을 만회하기 위한 엔터 4사의 전력투구가 시작됐다. 이미 이달 한 달간 대형그룹들의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각사의 주력 아티스트들이 남은 하반기 모두 등판한다.

하이브에서는 세븐틴(14일)이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SPILL THE FEELS)’를 공개한다. 현재까지 선주문량 300만장을 넘긴 상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선 ‘슈퍼노바’, ‘아마겟돈’등의 히트곡을 내며 올 한 해 4세대 최강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에스파를 앞세운다. 에스파(21일)는 다섯 번째 미니앨범 ‘위플래시(Whiplash)’로 4세대 걸그룹들이 휴식기에 돌입한 틈을 타 다시 한 번 최강자를 노린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스페셜 디지털 싱글인 ‘싱크: 패러렐 라인(SYNK: PARALLEL LINE)’도 발매했다. 멤버 카리나의 솔로곡 ‘업(UP)’은 현재 멜론 톱‘100 차트에서 4위로 치고 올라왔다.

JYP에서는 있지(15일)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14일)가 컴백으로 가을을 연다. 국내 활동은 물론 K-팝 최대 시장인 일본 공략도 눈에 띈다. 명실상부 3·4세대 최강 그룹인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를 통해서다. 트와이스는 유닛 미사모(11월 6일)가 일본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오트 쿠뛰르(HAUTE COUTURE)’를 발매하고, 스트레이 키즈도 오는 11월 정규 2집을 발매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동생 그룹이자 YG의 DNA를 고스란히 탑재한 베이비몬스터(11월 1일)에 사활을 건다. 특히 그간 YG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매주 한 곡씩 공개하고, 뮤직비디오도 3곡 이상 찍는다. 특히 새 앨범 ‘드립(DRIP)’의 타이틀곡은 빅뱅의 지드래곤이 작곡자로 참여했다. 지드래곤이라는 날개를 달고 K-팝 세대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YG에서 홀로서기를 한 제니와 지드래곤도 이달 컴백했거나 컴백할 예정이다. 제니는 이날 컴백했다. 지드래곤의 경우 업계에서는 오는 25일 컴백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으나, 지드래곤 측은 “일정 조율 중”이라고 귀띔했다. 어느 시기가 됐든 올 가을은 ‘왕의 귀환’이 K-팝계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고승희 기자

지난해 음반 판매량 ‘1억장 시대’를 맞으며 사상 최고의 성과를 냈던 K-팝업계가 올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여전히 ‘빅 그룹’의 음반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그룹마다 최고치를 찍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정도다.

11일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1~8월) 국내 음반 판매량 인기 400위까지의 K-팝 누적 음반 판매량은 약 6475만장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총 판매량(7845만장)에 비해 17.7%나 적다.

상반기(1~6월)까지만 살펴봐도 써클차트 기준 K-팝 음반 누적 판매량은 4670만장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9%(약 820만장)이나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수출액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CD, LP 등을 포함한 음반 수출액은 1억2939만달러(약 174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했다. 상반기 음반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9년 여 만에 처음이다.

덕분에 올 한 해 주요 가요기획사 4사의 실적은 부진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음반 판매량은 각 기획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하이브의 경우, 올 상반기 음반과 음원 매출은 전체의 39.4%(3946억원)로 나타났다. 41.7%(4301억원)를 차지했던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JYP엔터테인먼트도 1385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무려 47.2%나 감소했다.

그간 해외 시장에서 K-팝 음반 판매량이 날개를 달았던 것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미국의 인기 노래 순위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서 1위에 오른 이후부터였다. 방탄소년단의 ‘핫100’1위는 이 그룹과 K-팝의 위상을 완전히 업그레이드 한 변곡점이 되며 해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블랙핑크·트와이스를 중심으로 한 신규 팬덤이 생겨났다. 뒤늦게 ‘입덕’한 팬들의 첫 번째 학습 과정은 과거 앨범(구보)의 구매로 이어진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구보 판매량은 K-팝 산업의 성장 지표 중 하나”라며 “신규 팬덤이 유입될 경우 구보 판매량이 동반 증가(Backover spillover)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이를 근거로 방탄소년단,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대형 그룹의 소속사에서는 이들에 대해 “아직도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해 팬덤을 쌓을 수 있는 성장형 아티스트”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K-팝 구보 판매량은 2019년 이후 매해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상반기 130만장의 판매량(써클차트 매해 상반기 기준)을 기록한 이후 ▷2020년 155만1609장 ▷2021년 453만6937장 ▷2022년 458만2161장 ▷2023년 567만1981장 등으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외 신규 팬덤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구보 판매량이 올 상반기 330만5684장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7%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보 판매가 가장 많았던 세븐틴도 71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세븐틴은 구보만 250만장을 팔아치웠다.

신보 판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한해 가장 많은 음반을 팔아치운 그룹인 세븐틴은 베스트 앨범 ‘17 이즈 라이트 히어’로 309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세븐틴의 기존 성과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 지난해 세븐틴은 미니 10집 ‘FML’로 무려 620만장을 팔아치우며 총 15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올해에는 현재까지 총 532만장가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스트레이 키즈도 지난 7월 발매한 음반 ‘에이트’를 284만 장을 팔았으나, 이 역시 지난해 발매한 미니 앨범 ‘★★★★★ (5-STAR)’가 기록한 461만7499장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그 밖에도 ▷엔하이픈 ‘로맨스:언톨드’231만장 ▷에스파 ‘아마겟돈’130만장 ▷제로베이스원 ‘시네마 파라다이스’ 108만장 ▷뉴진스 ‘슈퍼 내추럴’은 101만장 등을 각각 기록했다.

김진우 위원은 “올 한 해 음반 판매량이 주춤한 것은 지난해 앨범 시장이 초동 경쟁으로 과열됐고, 코로나19 해제 후 공연시장 활성화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투톱 체제로 급성장했던 K-팝 시장에서 이들을 대체할 만한 가수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고꾸라진 음반 매출을 만회하기 위한 엔터 4사의 전력투구가 시작됐다. 이미 이달 한 달간 대형그룹들의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각사의 주력 아티스트들이 남은 하반기 모두 등판한다.

하이브에서는 세븐틴(14일)이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SPILL THE FEELS)’를 공개한다. 현재까지 선주문량 300만장을 넘긴 상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선 ‘슈퍼노바’, ‘아마겟돈’등의 히트곡을 내며 올 한 해 4세대 최강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에스파를 앞세운다. 에스파(21일)는 다섯 번째 미니앨범 ‘위플래시(Whiplash)’로 4세대 걸그룹들이 휴식기에 돌입한 틈을 타 다시 한 번 최강자를 노린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스페셜 디지털 싱글인 ‘싱크: 패러렐 라인(SYNK: PARALLEL LINE)’도 발매했다. 멤버 카리나의 솔로곡 ‘업(UP)’은 현재 멜론 톱‘100 차트에서 4위로 치고 올라왔다.

JYP에서는 있지(15일)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14일)가 컴백으로 가을을 연다. 국내 활동은 물론 K-팝 최대 시장인 일본 공략도 눈에 띈다. 명실상부 3·4세대 최강 그룹인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를 통해서다. 트와이스는 유닛 미사모(11월 6일)가 일본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오트 쿠뛰르(HAUTE COUTURE)’를 발매하고, 스트레이 키즈도 오는 11월 정규 2집을 발매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동생 그룹이자 YG의 DNA를 고스란히 탑재한 베이비몬스터(11월 1일)에 사활을 건다. 특히 그간 YG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매주 한 곡씩 공개하고, 뮤직비디오도 3곡 이상 찍는다. 특히 새 앨범 ‘드립(DRIP)’의 타이틀곡은 빅뱅의 지드래곤이 작곡자로 참여했다. 지드래곤이라는 날개를 달고 K-팝 세대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YG에서 홀로서기를 한 제니와 지드래곤도 이달 컴백했거나 컴백할 예정이다. 제니는 이날 컴백했다. 지드래곤의 경우 업계에서는 오는 25일 컴백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으나, 지드래곤 측은 “일정 조율 중”이라고 귀띔했다. 어느 시기가 됐든 올 가을은 ‘왕의 귀환’이 K-팝계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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