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인천 강화군을 찾아 10·16 강화군수 지원에 나섰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 만찬을 기점으로 세 확장에 돌입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 본격적 차별화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10·16 재보궐 선거 직후 이뤄질 윤·한(윤석열·한동훈) 독대가 윤석열 정부의 정국전환용으로 쓰이는 것은 ‘무의미’하지 않겠냐는 친한계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뒤 박용철 후보를 지원하는 거리 집중 유세를 벌였다. 한 대표가 보궐선거를 앞두고 강화군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 대표는 지난주 강화군 방문을 시작으로 곡성, 부산을 연이어 찾았고 9일에는 부산 금정을 재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악몽을 의식해 선거에 소극적이었던 한 대표가 현장 유세를 늘리며 총력전을 펼치는 것을 두고 “홀로서기 발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보궐선거 승리가 대통령실과 차별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 주도 하에 치러지는 첫 선거 아니냐. 이번에 승리하면 당대표로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심이 심각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한 대표도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친한계 의원들이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 인물인 명태균씨와 관련해 “다수 유력 정치인들이 정치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께서 한심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저희 국민의힘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여권에서 한 대표가 유일하게 명씨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들어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취지다.

대통령실이 10.16 재보궐선거 직후 윤·한 독대를 고려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제조건은 ‘김 여사 리스크 관련 결단’이라는 기류도 있다. 여권을 향한 모든 공세의 시작점에 김 여사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든 결단을 하든, 대통령실이 해결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윤·한 독대를 정국전환용으로만 활용한다면 대화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도 결국 한 대표를 만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계속 김 여사 리스크 등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지 않냐”고 했다.

정 의원은 한 대표의 전날 ‘김 여사 행동 자제 요구’에 대해 “김 여사가 행보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인해 국민께 호응하는 것을 보일 필요도 있다”며 “사과만 하는 것보다 (더 호응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진정성도 받아들여지고 문제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두 분이 만나 해결이 되면 모르지만 아니면 파열음만 남기는 것 아니겠냐”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만남에 적기는 없다”면서도 “여야의정 협의체가 더 이상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김 여사 문제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