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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GBI 편입, 국채 금리 0.2~0.6%p 하락 기대…기업자금조달 비용 줄고 환율 안정
WGBI 추종 펀드 대거 유입 기대
국채 이자비용 1.1조 감소·원화강세 따른 주가상승도
내년 역대급 국채 발행 예고 재정 운용 안정성 커졌다
회사채시장도 ‘낙수효과’ 기대감...'공매도'는 숙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배문숙·양영경 기자] 한국이 세계 3대 글로벌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성공적으로 편입함에 따라 국내 자본시장이 선진 금융시장으로 격상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편입으로 향후 국내 채권시장에 80조원대 펀드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채권 금리 하락과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 절감, 외환시장 안정 등의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한국 국채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韓 채권, WGBI 편입…80조 뭉칫돈 유입=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영국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은 전날 한국 국채가 WGBI에 2.22%의 비중으로 편입된다고 발표했다. WGBI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국채가 포함된 지수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로 추종하는 채권지수다. 우리나라가 처음 편입 작업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다. 이후 2020년 국채시장 역량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그 후속 조치로서 2021년 WGBI 편입 효과를 검토하는 연구용역에 들어갔고,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지 2년 만에 성사됐다.

실제 지수 편입은 2025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편입을 통해 세계 9번째로 큰 국채 투자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WGBI 편입으로 인해 기존에 편입된 25개국의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될 예정이며, 약 8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FTSE 러셀에 따르면 한국의 비중은 2.22%로, 미국(40.4%), 일본(10.2%), 중국(9.7%)에 이어 9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최상목 부총리는 전날 WGBI 편입에 대해 “우리 국채시장이 명실상부하게 제값 받기에 성공했다”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국가 신인도가 높게 평가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자본시장 개혁이 WGBI 편입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번 편입으로 금리가 안정되고 기업과 국민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GBI 편입과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으며, 앞으로 주식시장에서의 제값 받기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국채 발행 부담 ‘경감’…회사채도 낙수효과=WGBI 편입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국채 조달금리가 낮아진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WGBI 편입으로 평균 0.2~0.6%포인트가량의 국채 금리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금리 인하로 연간 최대 1조1000억원의 국채 이자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게 기재부와 해외 금융기관의 분석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회사채 투자 매력이 커지면서 금리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비용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다. 한국 국채 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돼 원·달러 환율도 낮출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주로 환 헤지를 동반하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원화 매수 수요보다 외화자금 시장의 수급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봤다.

WGBI 추종 자금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게 특징이다. 지수 편입과 동시에 편입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보유 비중은 20.6%다. 기재부는 내년 11월 한국의 WGBI 편입이 이뤄지면 2026년 말께는 외국인 국채 보유 비중이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국고채 발행 계획 물량은 20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발행이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시기 발행된 국고채 만기는 대부분 내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저출생·고령화 여파로 국고채 발행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금 순유입분만큼 발행 여력이 추가로 생겨 안정적인 중장기 재정 운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WGBI 편입으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면 국고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고, 재정 운용의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 해제할까=다만 이번 리뷰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금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점은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FTSE 러셀은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리뷰에서 주식시장의 관찰대상국 지정은 피했으며, 내년 3월 말 공매도 재개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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