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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나이에 재개발해서 뭐하려고…동의서 도대체 몇번째입니까![부동산360]
거듭된 신통 탈락에도 재개발 추진
원 거주민들 “반대 동의 표시도 힘들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295 일대 재개발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두 번이나 재개발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이번에 다시 신속통합기획인가 역세권시프트인가를 신청한다고 하네요. 나이도 있는데 언제까지 이런 반대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나요”(70대 동대문구 휘경동 김모 씨)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 시내 노후도가 높은 지역에 개발을 희망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외지인들의 정비사업 신청으로 해마다 반대 동의서 제출을 하는 원 거주민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 거주하는 김모 씨는 재개발 반대 동의서를 벌써 두 번이나 제출했다. 이문, 휘경뉴타운 아파트들이 성공적으로 분양까지 이어지면서 재개발 동의서 징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업자들이 구역만 살짝 씩 바꿔가며 재개발 이슈로 몇 년에 걸쳐 이득을 취하려다 보니 주민들만 피로감이 높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휘경동 295 부근(가칭 휘경6구역)은 2021년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됐으나 최종 후보지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이후에도 찬성 동의 요건을 충족해 구청에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신청했고 반대 의견으로 반려 처리됐다. 그러나 재개발 추진 주체 측에서는 지난 8월 22일 다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기 위한 연번을 부여받고 역세권시프트를 신청하겠다는 동의서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우리 자치구에서 신속통합기획에 두 번이나 신청한 곳은 이 일대가 유일한데, 또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그간 떨어졌던 이유(반대 동의)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에 선정되더라도 반대 요건이 성립되면 후보지에서 제외된다. 지난 2월 개정된 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토지등 소유자 25%, 토지면적 1/2 이상이 반대할 경우 입안 취소를 통해 후보지에서 제외한다. 올해 서대문구 남가좌동, 강북구 수유동 등에서 신속통합기획 취소 사업지가 나왔다.

휘경동 일대 재개발 반대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원 거주민들이 거처를 옮길 마땅한 유인이 없어서다. 일대 거주하는 장년층 비율이 높아 다른 곳으로 거주지를 옮길 여력이 없고, 이에 길게는 십수년이 소요되는 재개발로 인한 장점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반대 동의서를 내는 것도 까다로워졌다. 지난 8월부터 서울시가 재개발 찬성과 마찬가지로 반대동의서에도 연번을 부여해 사전징구·중복징구를 차단한다고 발표해서다. 또 시는 찬반동의서 제출기한 역시 자치구 추천시점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한편 휘경동 295 일대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는 측은 이 일대가 이문·휘경뉴타운, 청량리 개발 수혜를 받을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해당 구역은 지하선 1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회기역과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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