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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석유시설 공격설에 유가 급등
텍사스·브렌트유 5% 넘게 상승
배럴당 200달러 경고 목소리도
산업부, 유가 비상 대응반 가동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이 제기 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하며 국제 유가가 5% 이상 뛰어올랐다. 공격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지만 논의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며 유가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관련기사 4면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3.61달러(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3거래일 상승세로 이번 주에만 8% 가까이 급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12월분)는 3.72달러(5.03%) 치솟은 배럴당 77.62달러를 기록했다. 분석가들 사이에선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여유 산유 능력이 그나마 유가를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우려 속에 가격 위험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가 막힐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원유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유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지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한 직후 치솟았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블룸버그통신에 “에너지 인프라를 잠재적인 표적을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완전히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을 들으면 그 가능성이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원유 시장에서 전체 공급량 3분의 1가량은 중동에서 나온다. 이란은 지난달 하루 33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냐르네 쉬엘드롭은 CNBC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유가에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을 추가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D 증권의 상품 전략가인 대니얼 갈리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아마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일 것”이라며 “문제는 예비 석유 생산 능력이 중동, 특히 걸프만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분석가는 “지금까지 공급에 대한 위험이 경시되어 왔으며 실제 중단 등의 혼란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시장의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자 우리 정부는 4일 점검회의를 열고 에너지 수급 및 수출입 상황 등을 긴급 점검하고 비상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중동 정세 관련 에너지·무역·공급망 종합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정세가 석유·가스 수급, 수출, 공급망 등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스라엘에 인접한 홍해 통과 국내 석유·가스 도입 선박은 대부분 우회 항로를 확보, 석유·가스 국내 도입에 이상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의 상황이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 대응 체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해운빌딩에서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민관합동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임시 선박 투입과 중소기업 전용 선복지원 등을 통해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철·배문숙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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