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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교수들, 용산서 결의대회…“정부, 시행령 개정으로 의평원 말살”
의대교수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의과대학 교수들은 3일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의대를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의대교수들은 3일 오후 용산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과대학 교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이제는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며 “정부는 의과대학을 말살할 것이 아니라 교육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국회를 향해 “곧 시작되는 국감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대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달라”며 “정부의 의평원 말살 시도에 대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대교수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유행에도 의료계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했고, 우리나라의 방역 사례는 전 세계 모범이 됐지만, 정부는 2024년 2월 6일 일방적인 의대 입학정원 증원으로 보답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정갈등) 8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는 2000명이라는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의 의대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한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전의비 주관, 전의교협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 대부분은 의대 교수들이었다. 집회 신고 인원은 500명이고, 경찰 추산 350명, 주최 측 추산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교수들은 ‘교육농단 저지하여 의평원을 지켜내자’, ‘교수들이 합심하여 국민건강 수호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의대교수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이날 결의대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이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을 정상화하려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어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들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됐다”며 “그러더니 이제는 의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의학교육평가원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번 국감 등을 통해 의평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막아내고 교육이 보다 정상화되고 질 높은 수준으로 담보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아무리 의사가 늘어도 의료 수준이 추락해 의료사고가 더 생기게 되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실력이 부족해도 의사 고시를 통과할 수 있게 되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인 박인숙 전 국회의원은 “의대 정원 2000명 철회는 2026년이 아닌 내년부터 해야 한다"며 "정부에 어설프게 끌려다니지 말고 대충 합의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의대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 등에 의평원이 불인증하기 전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11월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대규모 의대 인증탈락으로 무리한 의대 증원의 과오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의평원을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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