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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한국밸류업 정책성과 한계”
재벌위주 증시구조 탓, 개혁 어려워
국내 높은 상속세율도 요인으로
“자사주 매입후 소각 등 늘려야”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재벌 기업 위주의 증시 구조 탓에 자본시장 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WSJ의 잭키 웡 칼럼니스트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은 일본의 시장 개혁을 카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수익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삼성, 현대 등 재벌의 힘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웡 칼럼니스트는 최근 한국거래소가 언급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예시로 들면서 한국이 지난 2월부터 주주친화 정책을 중심으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이 한국의 인색한 주주환원 정책에 크게 기인했다고 보고 한국 정부가 일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나섰다고 그는 부연했다.

일본의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는 2022년 말 이후 40% 상승했는데, 2014년부터 추진된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개선 정책이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웡 칼럼니스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이후 삼성전자나 금융회사들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크게 늘렸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반면 웡 칼럼니스트는 “재벌과 같은 거대 기업제국을 통제하는 가족들의 이해관계는 일반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재벌 기업 중심의 한국 증시가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들은 상호출자 등 복잡한 기업 구조를 이용해 지배력을 유지해왔다”며 “이들은 한국 내에서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어 일본과는 달리 이런 구조를 해체하도록 쉽게 압력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 탓에 재벌가가 주가 부양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새로운 압박이 일부 성공을 거둘 수 있지만, 대기업들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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