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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채권투자 100억달러 돌파...5년만에 10배 커져
9월기준 미국채권 보관액 101억5923만달러
일본주식 대비 2.26배 규모 올들어 첫 역전
금리인하 기대감에 개미 투심 채권에 몰려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뉴욕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국내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액 규모가 처음으로 100억달러(13조3450억원)를 넘어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지난해 말부터 집중되면서다. 미 채권 규모는 과거 일본주식의 6분의1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역전한 뒤 몸집이 2배 넘게 커졌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20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채권 규모는 101억5923만달러(13조5575억원)로 집계됐다. 미 채권 보관액은 지난달 말(101억4350만달러)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이달 들어서도 1225만달러 증가했다. 5년 전(9억6665만달러) 10억달러가 채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몸집을 불리면서 10배 넘게 성장했다.

일본주식 규모도 처음 앞질렀다. 미 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42억8916만달러를 기록하며 일본주식(37억3857만달러)을 넘어섰다. 지난 7월에 일본주식 대비 2배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2.26배까지 격차를 벌렸다. 미 채권은 고금리시기에 일본주식 대비 5분의1 또는 6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투심이 몰린 영향이다. 올해 일본 증시가 버블경제 시기 이후 최고치를 찍으며 강세를 보이자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 열풍이 불었지만 미 채권규모를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미 채권 규모가 급증한 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 채권 수익률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히 사들였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는 안전 자산인 채권에 투자가 몰린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올라간다. 금리가 고점이라 판단할 경우 현재 높은 금리로 채권을 매수해 수익률을 확보하고 금리인하 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선 올해 초부터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발 빠르게 채권을 담는 ‘채권개미’도 이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실제 미 채권규모는 지난해 11월(39억4502만달러) 전월 대비 33.23% 급증한 뒤 올 1분기(1~3월) 월 평균 15%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10개월 간 보관액 규모는 평균 11.44% 성장했다. 반면 일학개미들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로 일본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최근 4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기에는 단기물보다 중·장기물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을 조언한다. 채권은 잔존만기(듀레이션)가 길수록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1년 만기보다 10년, 20년 만기 시 기대수익률이 높다. 미 장기채 관련 투자에 자금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운용규모가 큰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 상장지수펀드’(TLT)에 최근 3개월 동안 7029만달러가 유입됐다. 724개 미국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다만 향후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금리인하 폭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장기채의 경우 단기채 대비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점은 주의해야한다. 달러 약세에 따른 환 손실도 주의할 대목이다. 김락 슈로더투자신탁운용 해외운용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수익률을 올려도 환율에서 깨지면 남는 게 많이 없다. 환헷지 상품을 할 경우 비교적 높은 수수료가 부담”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 약세까지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조정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 과정에서 단기 가격 조정 시 매수 조언도 제기된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 방향성 자체는 금리 하방 경로를 전망한다”면서 “현 시점에서도 초과저축 소진에 따른 소비 지지력 약화와 실업률 추가 상승 가능성, 가려진 신용 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일회성 인하보다는 추세적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단기 가격 조정은 추격 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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