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삼성도 1억3000만원 ‘껑충’…우수한 입지로 주목
“대단지보다 저렴하지만 환금성 떨어져…유의해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239가구 소규모 아파트 ‘대치SK뷰’. [네이버 거리뷰]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부 소규모 아파트 단지까지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나홀로 아파트’로 불리며 가구 수가 많은 대단지에 비해 기반 시설과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해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저렴한 매매 가격과 우수한 입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아파트는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 전용 93㎡는 지난 7월 34억4000만원(8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3월 같은 평형이 29억8000만원(7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4억6000만원 뛴 것이다. 2017년 준공된 이 단지는 지하2층~지상 20층 4개 동 239가구로 구성됐다.
이 단지 건너편에는 1200가구 규모의 대장 아파트 ‘래미안 대치팰리스’가 있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93㎡ 지난 7월 38억3000만원(12층)에 팔려 실거래가가 4억원 가량 더 높게 형성돼 있다. 대치SK뷰의 집값은 더 저렴하지만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다. 대치동 학원가를 도보로 10분 내에 이동할 수 있고 대치초·대곡초·휘문중·고 등 강남 8학군의 교육 이점을 누릴 수 있다.
1999년 지어진 1개 동 132가구 서울 강남구 ‘매봉삼성아파트’도 주목할 만한 나홀로 아파트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역세권에 위치한 이 단지 전용 83㎡는 지난 7월 15억6000만원(5층)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4억3000만원(14층)에 팔린 같은 평형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매봉산, 양재천과 인접한 ‘숲세권’ 아파트로 입지가 우수해 실거주에 적합하다.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소규모 아파트도 있다. 1998년에 준공된 1개동 139가구 ‘로데오현대’ 아파트 전용 90㎡는 지난 6월 16억2500만원(11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2020년 거래(13억5000만·5층) 대비 3억 가까이 올랐다. 강남 대표 상권인 압구정 로데오역 역세권인데다, 단지 맞은편에 대단지인 압구정 한양 아파트가 위치해있다.
전문가들은 나홀로 아파트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는 점을 고려해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소규모 단지도 주목받고 있다”며 “소규모 단지의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어렵다고 해도 대치·압구정 등 강남 핵심지는 개발 부지가 제한돼 있어 희소 가치가 큰 만큼 토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같은 소규모 단지 내에서 신고가를 기록할 수 있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보이며, 주변 시세와 비교해 평당 가격 차이가 꽤 난다”며 “소규모 아파트는 매매가가 저렴하고, 학교·백화점·병원 등 주변 인프라를 같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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