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800개를 한 영국의 여성 멜리사 슬론(왼쪽). 그가 문신을 가리기 위해 진하게 화장을 한 모습(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온몸에 문신 800개를 새겨 얼굴까지 덮은 영국 여성 멜리사 슬론(47)이 문신으로 인한 일상 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영국 매체 더 미러는 4일(현지시각) ‘영국에서 가장 문신이 많은 엄마’로 알려진 슬론의 사연을 전했다. 7명의 자녀를 둔 슬론은 자신의 독특한 외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아이들과 일상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론은 “내가 아동용품이나 학용품 코너에 가기만 하면 다른 학부모들이 나를 쳐다본다”며 “아이들이 나를 손으로 가리키고, 어떤 아이들은 나를 보고 무서워 울거나 웃기도 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한 물건을 살 때도 다른 아이들의 슬론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일이 있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고, 슬론의 남편이 쇼핑을 대신하는 일도 잦다.
이로 인해 슬론은 두꺼운 파운데이션을 얼굴에 발라 문신을 가려도 봤지만, 각각 11살과 9살인 어린 자녀들이 오히려 이 모습에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문신을 신경 쓰지 않아서 오히려 문신을 문제라 생각하는 다른 사람, 특히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슬론은 학용품 가게뿐만 아니라 술집과 교회 등 지역 내 여러 장소에 출입할 수 없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자녀들의 학교 출입까지 금지당해 연극이나 크리스마스 축제를 볼 수 없었다.
생활고도 그가 감수해야 할 문제다.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제대로 된 직장이 없다. 그는 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꾸리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론이 자신의 문신을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어릴 적 성적 학대를 경험하면서 생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자신만의 방식이었다는 것. 그의 이복형제는 아동 성범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 2022년 징역 21년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슬론은 “내 외모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공공 장소를 피해야 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라며 “나는 내 모습을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를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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