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헤럴드DB]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부산 기장군의 한 공사 현장에서 70대 노동자가 추락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수술할 의사를 찾지 못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8시 11분 기장군 한 축산시설 신축 공사 현장 2층에서 70대 노동자 A씨가 자재를 운반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10여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응급처치 한 뒤, 인근 병원 여러 곳에 전화해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거부되다가 현장에서 50㎞ 떨어진 고신대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거동이 아예 안 됐고 팔다리와 가슴 쪽에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후두부에 출혈까지 있어 응급처치했다"고 밝혔다.

A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신고를 접수한 지 약 1시간 10여분이 흐른 오전 9시 23분이었다.

응급실에서 진찰을 받은 A씨는 등뼈 골절로 폐가 손상될 수 있어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고신대병원도 응급실 진료는 가능하나 수술은 불가한 상황이었다.

결국 병원 측이 다시 수술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던 중 A씨는 사고 4시간여 만인 낮 12시 30분쯤 숨을 거뒀다.

고신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여러 전문의가 돌아가면서 담당하고 있어 운영되고 있지만, 수술이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당시에 수술할 수 없는 상태여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의정 갈등 상황으로 전공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특별히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