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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줄고 ‘차·반도체’ 위축...정부 “내수회복에 전력”
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광공업생산 3.6%↓, 19개월래 최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5개월째 ↓
IT업황 개선·연착륙 전망 긍정적
현대차 울산공장 차체라인 [현대차 제공]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내부 자동화 설비 모습 [GGM 제공]

7월까지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줄고 소매판매도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하반기 초입부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꺾였다. 지난달 설비투자가 항공기 도입의 영향으로 두자릿수 반등하긴 했으나 내수가 살아나는 조짐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회복은 되겠지만 현 상황은 암담하다’는 평가도 동행·순환변동치 흐름을 통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잠재된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면서 수출의 견조한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112.7(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하락해 지난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3개월 연속 감소는 2022년 8~10월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여기에는 제조업 위축의 영향이 크다.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3.6% 줄면서 지난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8% 줄었다. 통신·방송장비(48.8%)가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에 따라 크게 늘었음에도 전체 감소 흐름을 막진 못했다.

감소세는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력품목에서 두드러졌다. 자동차는 14.4% 줄어 2020년 5월(-24%) 이후로 50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부품사 파업과 생산라인 보수공사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 협력업체와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사 등이 부분파업에 나섰고, 한국GM 부평공장의 생산시설 보수공사까지 진행되면서 7월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량은 29만910대(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집계)로 30만대에 못 미쳤다.

반도체는 8.0% 감소했는데 지난달 반도체 지수(163.1)가 역대 최고치를 찍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업황이 좋고 수요가 많아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업종이어서 현재 지수 수준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면서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플러스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산업 부문은 괜찮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견조한 수출과 상반기 주요 제조업종 실적 호조 등을 고려할 때 ‘일시적 조정’이라고 판단했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한 달 만에 꺾이면서 1.9% 하락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2월 -3.2% 감소한 뒤 월별로 미약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과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차량연료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6%),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2.3%),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1%) 모두 판매가 줄어들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도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반적으로 내수가 부진하지만, 그 안에서도 회복속도의 차이가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10.1% 늘면서 두 달째 증가했다. 지난달 항공기 도입에 따라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50.5%)의 수치가 대폭 올랐다.

건설기성(불변)은 1.7% 감소했다. 건축(0.9%) 부문의 개선에도 토목(-8.9%)에서 축소된 영향이 컸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토목(83.5%), 공장·창고 등 건축 (7.7%)이 늘면서 28.4%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며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5개월 연속 하락세는 18개월 만이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청은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는 선행·동행지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비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하므로 향후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 다른 지표와 비교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IT 업황 개선과 세계 경제 연착륙 전망 등을 꼽았다. 주요국 선거와 공급망 불확실성, 소상공인 경영 애로 등은 부담 요인으로 거론했다. 지출 측면에서는 물가 안정 흐름과 가을 축제·세일기간 도래, 상반기 미뤄진 설비투자 본격화 등을 상방요인으로 봤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건설수주 부진은 하방요인으로 언급했다.

정부는 이런 요인들을 주시하며 고물가·고금리에 짓눌린 내수 살리기에 불을 댕긴다는 방침이다. 숙박쿠폰 50만장 배포를 통한 국내관광 활성화를 비롯해 소비촉진 세제지원 3종 세트, 건설투자 5조원 보강 등 앞서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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