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재활용 소재로 개발한 칵핏모듈의 내구성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의 원천이 되는 소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3대 소재 개발 전략을 수립했다고 27일 밝혔다.

3대 전략은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혁신 소재 개발 ▷가상 검증 방식 구현을 통한 디지털 재료 개발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성능·고효율의 소재 기술로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김미로 현대모비스 R&D기반 기술 연구실장 상무는 “ESG 대응을 위한 친환경 소재 개발과 함께 디지털 기술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소재를 다원화하고 대외 의존도를 낮춘 혁신 소재를 개발해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한다. 지속 가능한 소재는 재료를 재활용하거나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재활용 소재는 플라스틱 부품에 주로 활용한다. 생활 폐기물이나 폐차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회수하고, 이를 분쇄 가공한 뒤 첨가제를 넣어 재생 소재를 만든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차체 하단 긁힘을 방지하는 로어암 보호커버를 이 같은 방식으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이 50％에 달하지만, 기존 제품과 동일한 물성을 갖췄다.

유럽연합은 오는 2030년부터 신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에 재활용 소재를 25％ 사용하도록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보다 6년 앞서 기준치 2배를 뛰어넘는 신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대모비스는 운전석(칵핏)모듈과 램프, 에어백 등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활용하는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 30여종의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분야에서도 목재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은 줄이고, 내후성(열이나 자외선에 변색이나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강화한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신소재 개발담당 연구원이 인덕터의 전기적 특성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혁신 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니켈과 같은 희소금속을 적게 쓰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전기차용 전력 변환 부품인 인덕터에 니켈금속을 줄인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했다. 인덕터는 니켈을 혼합한 금속분말을 사용해 만드는데 현대모비스는 니켈 함유량을 기존 50％에서 30％대로 줄였다. 니켈 가격은 최근 10년 사이 6배가량 급등했을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크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니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니켈프리’ 신규 소재도 개발해 평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 충전용 배터리 냉각기술, 전자파 차폐 소재, 자율주행 센서 표면 코팅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료]

디지털 재료 기술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소재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의 특성을 가상으로 모사하고 예측해 정합성을 향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소재를 탐색하기도 한다. 확보한 데이터를 정량화해 소재 특성을 자동으로 판정한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자동차 부품사로는 이례적으로 100여명 이상의 재료공학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