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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머스 지고 인프라 뜬다...무게 추 옮기는 ‘큰손’ 펀드
폐기물·가스산업에 베팅
투자기업 밸류업은 과제

기업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자기업 가치제고를 꾀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투자자산 운용전략 수정에 나섰다. 유통기업 투자로 인해 새겨진 상흔을 씻어내고, 인프라 플랫폼에 눈길을 둬 자금회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폐기물 재활용 플랫폼 KJ환경 및 복수의 관계사 경영권지분을 EQT에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최근 체결했다. 거래대금은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수처리 등을 아우르는 폐기물 소각산업 거래 성사가 다수 이뤄져, 관련 산업군이 다시금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부상하는 모양새다. KJ환경보다 앞서 IMM인베스트먼트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를 처분했고, 어펄마캐피탈은 EMC홀딩스를 SK에코플랜트에 매각했다. 최근에는 어펄마캐피탈·더함파트너스가 제이엔텍을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는 앞선 시장 흐름과는 차별화된다. 3년 전 패션 플랫폼을 포함해 화장품, 식음료(F&B) 등 이커머스 유통 M&A가 활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커머스 분야에서의 경영권거래 손바뀜이 드물었다.

일각에서는 월간활성사용자(MAU) 및 거래액(GMV) 중복집계 등 이슈로 유통기업 투자지표에 맹점이 드러난데다,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는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한다.

이와 달리 인프라펀드 운용사뿐만 아니라 경영참여형(바이아웃) PE의 관심이 높은 산업군은 폐기물 및 특수·산업가스 등으로 좁혀졌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인수자가 결정돼 거래종결을 앞뒀고, SK그룹은 SK스페셜티 매각 구조와 처분 방식을 열어두고 PE 등 FI를 상대로 물밑 협상에 나섰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물량) 소진 압박을 받는 대형 PE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군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M&A 배경에는 산업군의 특색이 자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폐기물 및 특수·산업가스 등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산업군이자, 잔존용량 및 고객사 파이프라인 등 향후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토양이 비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설장비·장치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군은 대규모 증설 이슈가 존재하지 않는 한 기존 거래선의 사전계약 수행을 이어간다. 때문에 시장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이 영업활동을 지속해 현금창출력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폐기물매립 산업의 경우 잔존용량이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다. 일반적으로 매립지 잔존용량 300만㎥를 활용해 20여년 간 영업이 가능하며, 해당 기간동안 연평균 150억원 상당의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폐기물 및 가스산업 투자 릴레이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경영참여형 펀드가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경영참여형 PE의 경우 인수후통합(PMI) 전략 구사 등을 통한 하우스 역량 발휘가 기대되는데, 이미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 회사는 밸류업보다는 현상유지에 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한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 등 출자자(LP)가 자금을 맡길 때는 고도화된 운용전략을 펴 LP 수익을 극대화해주길 기대한다”며 “자칫 땅 짚고 헤엄치기식 태도로 투자기업 관리에 그치진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노아름 기자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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