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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손실 100% 방어’ 버퍼형 ETF 주목
변동장속 손실보전형 ETF 관심 집중
‘원금 100%’ 보장 美 ETF 줄출시
韓펀드운영상 손실보전형 상장 난항
파생상품 성격 ‘ETN’ 시장 더 적합

연초부터 고공 행진한 미국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손실 보전형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되, 파생 상품 투자를 병행해 손실을 방어하는 ‘버퍼형 ETF’ 상품의 일종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선 ‘손실 보전형 ETF’가 다양한 옵션을 활용하는 만큼, 펀드 규제를 적용받는 ETF 시장보다 ETN 시장에서 관련 상품 출시를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 손실 100% 방어” 버퍼형 ETF 인기=16일 금융정보업체 코스콤에 따르면, 100% 손실 위험을 제거한 ‘이노베이션 에쿼티 디파인드 프로텍션 ETF’(TJUL)는 올 들어 5.6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순자산은 2억2400만달러로 규모로 성장했다. S&P500지수를 추종하지만, 수익과 손실의 범위를 제한해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일 평균 거래량은 8만2218주를 나타내다 지난 6일 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무려 115만주 넘게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버퍼형 ETF로 자금 유입세가 강해진다”고 했다.

최근 들어 손실보전형 ETF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5월 칼라모스 S&P 500 구조형 알트 프로텍션 ETF(CPSM) ▷6월 칼라모스 나스닥-100 구조형 알트 프로텍션 ETF(CPNJ) ▷7월 칼라모스 러셀 2000 스트럭쳐 알트 프로텍션 ETF(CPRJ)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버퍼형 ETF’라고도 불리는데, 2018년 처음 미국 증시에 출시된 이후 투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혹시나 모를 경기침체에 대비하고자 하는 투자자나 주가지수의 하락위험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파생상품을 이용한 구조화 ETF 상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엔 왜 버퍼형 ETF가 없을까?=올해는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커버드콜 ETF’가 대거 출시되며 국내 투자자들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노후자금 마련용으로 ETF가 인기를 끌수록 투자자들 사이에선 늘 “왜 국내에선 적금 이자보다 더 주는 정도의 안정적인 버퍼형 ETF들이 많이 등장하지 못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늘 떠오른다. 거래소에 따르면, 규정이나 자본시장법을 고쳐야하는 사안도 아니라고 한다.

이에 시장에선 글로벌과 한국 펀드 규제 시각차가 다르다는 점에 대해 주목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원금보장형으로 상품을 설계하려면 다양한 옵션 전략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데, 펀드 규제를 받는 ETF 시장보다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한 ETN 시장(파생상품)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ETF 시장은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는 만큼, 만기시점에 증권회사에서 약속한 ETN의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ETN 시장이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에선 2021년 NH투자증권이 버퍼 전략을 활용한 ‘QV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버퍼 10% 9월’이 ETN 시장에 처음 상장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운용업계에선 버퍼형 ETF가 나오더라도 ‘원금보장형’ 문구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원금 보장이 목표치임에도 투자자들이 오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같은 금융당국 기조는 커버드콜 ETF 관리·감독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감원은 일부 운용사에 커버드콜 ETF 명칭에서 ‘분배율(+10% 등)’과 ‘프리미엄’을 제외하라는 뜻을 전했다. 연분배율의 경우 목표치임에도 투자자들이 확정분배율로 착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고수익을 쫓는 국내 투자자 특성상 버퍼형 ETF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한 ETF 시장 관계자는 “원금보장형으로 설계하다보면 사실상 프리미엄은 적금보다 조금 웃도는 2~3% 수준으로 더 받게 될 텐데, 굳이 위험자산인 ETF를 찾을 동기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5~7%대 배당 수익률이 양호한 리츠가 있더라도 투자자들이 결국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ETF시장은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ETF도 거래될 수 있는 구조”라며 “한국에도 버퍼형 ETF 상품이 출시되면 더 많은 위험회피 성향의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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