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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마트 비싼데 왜 가요?” 더 싸고 가까운 슈퍼간다
1∼2인 가구 증가·고물가 속 '집 앞 장보기 채널' 위상 다져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 체인(SMM)이 1∼2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등의 시대 흐름을 타고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SM의 식품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에서는 올해 1∼7월 식료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2% 늘었고 롯데슈퍼도 15% 증가했다. 과일, 소고기, 돼지고기 잎채소류 등 신선식품이 매출을 이끌고 유제품이나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이 뒤를 받치는 양상이다.

SSM에서 집밥 대용 간편식의 대명사인 '밀키트'를 찾는 수요도 꾸준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해당 기간 밀키트 매출이 22%나 늘었다. 전체 매출(약 6%)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다. GS더프레시에서도 밀키트 매출이 12.0% 증가하며 준수한 판매 성과를 올렸다.

SSM의 인기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GS더프레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0.3% 늘어 GS리테일의 다른 유통 채널인 편의점(4.9%↑), TV홉쇼핑(-4.5%)을 압도했다. 영업이익도 65억원으로 3개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47.7% 증가했다.

롯데슈퍼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83.9% 급증했다. 롯데마트(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6.1%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처럼 SSM이 성장세를 보이는 데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사회적 흐름, 그리고 인구 구성 변화에 따른 ‘소가족화’가 한몫했다.

SSM의 최대 강점은 소용량 위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용량이 준 만큼 장보기 비용도 적게 든다.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의 식재료를 구매하려는 1∼2인 소형 가구의 알뜰한 소비 형태에 안성맞춤인 채널인 셈이다.

용량 기준이 아닌 상품의 단위 가격 경쟁력도 대형마트 못지않다. 유통 대기업들이 마트와 슈퍼의 '통합소싱'에 힘쓰면서 양 채널 간 가격 차가 거의 사라졌다.

우수한 접근성도 SSM의 큰 이점 가운데 하나다. SSM은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나 연립주택 단지 등 주거지와 인접해있다. 큰 도로를 끼지 않고 주거지 골목골목에 있는 점포도 많다. 대부분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집 앞 구멍가게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일례로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롯데마트 매장 수는 111개인 데 반해 롯데슈퍼 점포 수는 356개로 3배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5만개가 넘는 편의점이 최근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새롭게 주목받는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가격 면에서 SSM과 비교하기 어렵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은 편의점보다 싸고, 접근성은 대형마트보다 우수한 SSM의 장점이 고물가 시대에 더 부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들은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서의 SSM의 인기가 쉽게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저마다 SSM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일부로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와 SSM 브랜드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병한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이를 기반으로 상품 통합소싱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GS더프레시는 최대 장점인 가맹사업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달 500호점을 돌파한 GS더프레시는 젊은 층 유입이 많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점포 수를 늘려 3년 안에 1천호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롯데슈퍼와 홈플러스는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점포와 지역 맞춤형 점포를 늘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사무실 중심 상권 점포는 차나 간식, 간편식 상품을 늘리고 주거 밀집 지역 점포는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식이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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