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2관왕에도 광고거절
“꿈 이뤄 표현못할만큼 행복”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
지난해 7월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안세영(22)이 파리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완벽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의 ‘셔틀콕의 여왕’ 계보는 안세영이 확실히 잇게 됐다.
안세영은 5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트 드 라샤 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52분 만에 세트스코어 2대0(21-13 21-1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현 MBC 해설위원)에 이어 28년 만에 나온 여자 단식 금메달이다. 배드민턴 종목 전체로도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복식 우승 이후 1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방수현 위원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안세영을 두고 “자신의 후계자”라고 인정했는데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안세영은 앞서 8강과 4강전에선 경기 초반을 상대에게 끌려가다 2~3세트를 내리 이기는 역전극을 펼쳤는데, 이날 결승에선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 초반까진 1~2점 차로 팽팽한 경기 흐름이었으나 기세를 잡은 안세영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압승했다.
2세트도 안세영이 판을 이끌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진 기색을 보인 허빙자오와 달리 안세영은 랠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상대가 빈틈이 보이면 날카롭게 공격하며 점수를 쌓았다. 마지막 세트 중반부터는 6점 넘게 점수차를 벌리며 달아났고 결국 21-16으로 경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안세영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배드민턴 대표팀의 막내로 올림픽에 데뷔한 도쿄 올림픽에선 천위페이(중국)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다. 이후 작년 코펜하겐 세계 선수권에서 금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단식·단체전을 휩쓸며 2관왕에 올랐으나 그는 항상 올림픽이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몰입했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꿈이 이뤄지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이제야 숨이 쉬어진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언론인터뷰에서 “인터뷰·광고 요청이 많이 들어왔지만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을 못 이뤘기 때문에 많이 뒤로 미루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세영의 아버지 안정현 씨는 올림픽을 앞두고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딸이 자기 자신을 믿으면 좋겠다. 얼마나 힘들게 운동을 해왔는지 아니까 좋은 모습으로 보답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딸이 피땀 흘린 노력은 금메달이란 결실로 돌아왔다.
안세연·박준규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