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이 끝난 후 취재진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규형(왼쪽) 대한양궁협회 부회장과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도 인터뷰에 같이 참여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우리 대한민국 양궁 대표 선수들에게 제일 고맙습니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선수단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 내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장 인터뷰는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이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을 극적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내며 양국 5개 전 종목 금메달이 확정된 이후 이뤄졌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당시 4개 종목) 이후 8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정 회장은 “처음부터 전 종목 석권이나 금메달 수를 목표로 두지는 않았다. 협회나 저는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 뿐”이라며 “선수들이 훨씬 더 잘해줘서 메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결승전에서 본 것처럼 미국이나 유럽, 또 아시아에도 워낙 잘하는 국가가 많아서 우리도 긴장을 많이 했고, 이만큼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선수들 본인이 가진 기량을 살려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양궁협회의 체계적인 시스템 ▷양궁협회 구성원들과 선수들 간 신뢰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양궁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노력하셨던 선대 회장님도 계시고, 그때부터 협회 시스템이 만들어진 상태였다”며 “협회와 우리 선수들 그리고 우리 모든 스태프가 서로 믿고, 한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대한체육회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이런 모든 것들이 다 합쳐져서 이렇게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며 우리에게 큰 행운이고,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궁협회와 선수단 간의 신뢰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단연 돋보인 지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남녀 선수단 모두 금메달을 확정 지을 때마다 정 회장과 양궁협회의 아낌없는 지원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고,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정 회장을 찾아가 직접 메달을 목에 걸어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정 회장 역시 한국 선수단의 메달이 하나둘씩 늘어갈 때마다 선수들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또한 정 회장은 “국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응원도 한국 양궁이 가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 국민들이 파리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밤잠 설치면서 열띤 응원을 해주셨다”라며 “특히 교민분들께서 티켓 구하기도 힘드셨을 텐데 경기장까지 와주셔서 응원하시는 것을 보고 정말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 역시 대회 기간 내내 현지 응원단장을 자처하면서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양궁 여자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리자 바벨랭에게 패하며 동메달을 아쉽게 놓친 전훈영을 찾아가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팀의 단합과 화합을 이끈 맏언니로서 역할을 해줘 고맙다”며 격려했다.

양궁협회는 이제 4년 뒤 열릴 ‘2028 LA 올림픽’ 대비에 나선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와 선수단이 모여 전략회의를 하고, 여러 장단점에 대해 분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 역시 “(정 회장이) 이미 다음 LA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지시한 부분이 있다”며 “우리도 (한국으로) 가서 바로 준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