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백두산 천지여행 최적기..고구려와 감동 상봉도[함영훈의 멋·맛·쉼]

[헤럴드경제(백두산)=함영훈 기자] 우리의 백두산-고구려 유적 여행이 최적기를 맞았다. 하나투어의 여름 여행 예약 집계결과, 여행상품별 가장 많이 증가하는 곳은 우리의 백두산이었다.

백두산 천지 [함영훈 기자]

백두산은 ‘백번 가서 두 번 천지 보는 산’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기상 때문에 천지의 창망한 물결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 백 번에 두 번이지, 천지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운이 나빴던 백두산여행객은 “일곱번째에야 비로소 봤다”였고, 대체로 5번 가면, 2~3번은 본다는 것이었다. 물론 가이드가 기상상황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일정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에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9월 중순까지 최적기= 기상변화가 잦아, 천지 주변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운무가 걷히기도 한다.

백두산에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천지의 깔끔한 모습을 보기 어려우니 몇몇 여행사는 ‘북파’와 ‘서파’ 2곳을 모두 경험토록 하기도 한다.

그러나 6월말~9월중순 사이 백두산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는 ‘한 번에 봤다’는 사람이 매우 많다.

백두산 천지 [함영훈 기자]

북파는 연변, 용정, 윤동주생가, 온천 체험 등을 거쳐 북쪽으로 가는 코스인데, 자동차가 산꼭대기 근처 까지 가니 걸어서 전망지점까지 가는데 수월하지만, 시야가 좁다.

서파는 장수왕릉을 포함한 국내성 1만2000개 피라미드, 광개토왕릉, 졸본호수, 압록강 단교 등을 거쳐 서쪽으로 진입하는데, 계단 400여개를 걸어오르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시야가 넓어 제대로 된 천지를 볼 수 있다. 서파에는 노약자를 위해 유료 가마꾼이 오르내린다.

볼거리가 많은 것은 서파 상품이다. 대련의 성해공원, 성해광장에서 우리의 부산 광안대교 닮은 다리 앞 데크광장을 거닐며 갈매기와 논다.

졸본호 [함영훈 기자]

▶졸본강,졸본호 천지보다 낫다고?= 이어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나라를 세우고 최초로 쌓은 성 졸본 지역 오녀산성을 들른다. 역사왜곡 동북공정을 획책하는 중국 조차도 우리의 이름 ‘환인’ 까지는 바꾸지 못했다. 왜냐하면 동북3성에는 우리 동포들이 매우 많이 살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자치구 중 조선족의 독립성이 가장 강하다.

환인현에서 동북으로 8.5㎞ 거리에 있는 졸본강(혼강) 맞은편 기슭에 졸본성(오녀산성)이 있다. 해발 800m 정도이며, 정상부의 지세는 평탄하다. 주변 석벽은 100~200m 높이나 된다. 고구려의 수도 집안과 서쪽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 지대에 위치해 있다.

졸본성 [함영훈 기자]

졸본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오르면, 부러울 것이 없다. 몇몇 여행자는 “경치로는 여기가 천지 보다 낫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어 고구려가 세운 천리장성의 박작성(중국명 호장산성)으로 향한다. 오녀산성, 호장산성 모두 중국측이 임의로 갖다붙인 이름이다. 박작성은 단동 시내에서 압록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30㎞ 정도에 있으며 1990년대에 중국측이 중국성 형태의 성곽으로 새로 축조한 후 지금은 만리장성의 동단이라 거짓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절대 속아서는 안된다. 만리장성 동단은 베이징 근교에 있다. 자기네들이 표시한 것도 있다.

백두산에 오르면 모두가 감격해 한다. [함영훈 기자]

▶백두산 등정자 90% 한국인= 이성계가 친명, 반 고려 쿠데타를 일으킨 진원지 위화도는 압록강 내 섬인데, 서파 여행상품으로 지켜볼 수 있다. 박작성에서도 압록강이 보인다. 압록강 단교에서 통일 염원을 다시 가슴에 새긴 뒤, 여러차례 차량을 갈아탄 끝에 차가 올라갈수 있는 한계, 백두산(중국명 장백산) 주차장에 이른다. 여기서 400여개 계단을 걸어서 오른다.

오르막 오른쪽 산이 하얗다. 눈과 화산재 지역이 섞여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흰 부분은 모두 눈이다. 백두산의 뜻은 머리가 희다는 뜻인데, 화산재가 쌓여 응고된 부분의 여전히 옅은 회색빛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이 백두인 이유. 화산재가 응고돼 산 머리가 하얗다. [함영훈 기자]

백두산 천지는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화구호이다. 한때 괴물이 산다고들 떠들었는데, 중국측의 노이지 마케팅임이 만천하에 드러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백두산 오른 사람의 90%는 한국인이다. 우리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잘 안온다. 백두산에 오르자 저마다 인생샷 찍기에 여념이 없다.

가장 뷰가 좋은 곳은 네모난 방 처럼 테두리로 쳐서 한명 씩 찍느라 긴 줄이 서있지만, 그 바로 옆 지점도 전망이 좋다. 오히려 백두산에 감격해 하는 뷰포인트 박스 속 사람들의 감격어린 표정들을 앵글 한귀퉁이에 넣어서 찍기엔 뷰포인트 테두리 보다 그 옆이 낫다.

반대편엔 문재인 전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함께 사진찍던 동파 지점이 보인다. 북한 쪽에선 동파와 남파가 있는데, 남파는 너무 험준해 전문가들만 이용한다고 한다.

왼쪽이 신의주, 오른쪽이 단동 [함영훈 기자]
압록강 단교에서 본 신의주의 북한 호텔 [함영훈 기자]

▶금강대협곡과 고산화원= 정리하면, 18세기 조청 국경조약이 있은 뒤에도 백두산 동서남북 모두 우리 땅이었다. 동간도 서간도 북간도가 우리 땅이었듯이. 19세기 구한말 민비 등 친청 세력들이 대원군 반대에 대한 청의 지지를 위해 백두산 절반 이북지역을 팔아넘긴 일만 없었으면 여전히 우리 땅이었을 백두산이다.

간도 탈환 국제법 소송을 남북한이 미루는 사이 중국이 현재 실효지배하는 지역에선 백두산을 가기 위한 코스 북파와 서파가 있는데, 북파는 가기 쉬운 대신 시야가 좁고, 서파는 약간 발품을 들이지만 시야가 넓다. 시야가 넓다는 얘기는 날이 조금 궂어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서남북 전망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남북 정상이 노닐던 북한발 코스 동파라고 한다.

백두산 등정후 하산길에 들르는 금강대협곡의 수려함도 우리 것이었다.화산 폭발 시 화산 용암과 모래들이 비바람과 강물에 씻기어 이루어진 자연 풍경이며, 백두산 원시 산림 사이로 세찬 물이 흐르는 협곡이다.

협곡의 길이가 70㎞로, 폭의 넓이는 100m~200m에 달하고 높이는 80m~100m에 달한다. 사람이 구경하는 구간은 10㎞이다.

해발 1700m 지점엔 야생화 화원이 펼쳐져 있다. 1800여 종의 야생화가 자태를 뽐낸다. 7~8월에는 키 작은 식물들, 야생화, 약재들로 뒤덮여 고산의 화원 같은 풍경을 이루어 아름답다.

국내성의 1만2000개 고구려 피라미드 고분군을 이제 패키지상품으로도 만날수 있게 됐다. [함영훈 기자]
광개토왕릉비 [함영훈 기자]

▶아! 1만2000개 고구려 피라미드= 광개토왕릉은 어머니의 젓가슴 처럼 둥근 지형에 꼭지점에 제단이 있다. 제단에 가면 많은 한국인들이 이제야 문상와서 죄송하는 뜻으로 지폐들을 남겨둔다.

광개토왕릉비는 보호전각 안에서 찍을 수 없다. 밖에 찍을 때 유리 빛 때문에 반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폰에 종이를 덮어 찍는다.

장수왕릉은 413-490년 사이에 축조된 고구려의 대표적인 적석묘이다. 집안의 1만2000개 피라미드형 고구려 고분 중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일제가 이를 도굴 훼손할 목적으로 돌은 빼려고 한 흔적이 남아있다.

“감동의 고구려 피라미드 고분군, 왜 이제야 나타났니?” 멀리서 보기에 작아보이지, 하나하나 신라 고분만한 크기이다. 경주 구정동에는 이 피라미드의 미니어처 마을 촌장의 묘로 추정되는 구정동 방형분이 있다. 이집트, 멕시코 피라미드가 오버랩되며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다. [함영훈 기자]
장수왕릉 [함영훈 기자]

장수왕릉을 ‘동방의 금자탑’ 혹은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부르지만, 국내성 내 주변의 1만2000여개 피라미드 고분군이 있음을 감안하면, ‘원 오브 뎀’이다. 일부 피라미드는 주인으로 몇몇 고구려 황제가 가려지기도 했다.

피라미드의 밑변이라도 남아있는 것은 6000여개 이고, 나머지 6000여기는 중국측의 파괴와 중국 건설사의 석재로 빼돌려져 고분이 있었음을 겨우 짐작할 정도이다.

설사 기상악화로 백두산를 못본다해도, 고구려 유적 탐방으로도 충분히 감동어린 여행이 될 수 있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