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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은 금리 인상, 美는 인하 시사…변곡점 맞은 글로벌 통화정책
파월 “이르면 9월 인하 논의 가능”…한국은행 부담 줄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미국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 유럽 등의 다수 국가가 금리를 내린 가운데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을 주도했던 기축통화국이자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까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결정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美 연준, 9월 인하 가능성 시사…한은도 부담 덜 듯=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입장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집중해 왔으나 이날 성명서에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양쪽 모두와 관련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9·11·12월 FOMC 회의가 남아 있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을 100%로 예상하고 있으며 9월 0.5%포인트를 인하하는 ‘빅스텝’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며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지난해 7월 5.50%까지 끌어올린 뒤 ‘고금리 장기화’를 이어 왔다.

이에 한국(3.50%)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폭인 2%포인트로 벌어져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우려를 낳았다. 미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연준의 정책 선회(피벗) 전망이 커지면 한은이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데에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의 정책 결정을 주시하면서 국내 가계 부채나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8월 혹은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日은 금리 인상…국채 매입도 축소=앞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1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로 인상하기로 했다.

BOJ는 지난 3월 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연 0.0∼0.1%로 인상해 2016년 2월 시작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여 만에 마무리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BOJ는 또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기존 매월 6조엔(약 54조3000억원)에서 2026년 1분기까지 3조엔(약 27조2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분기별로 4000억엔(약 3조6000억원) 정도씩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후에도 실질금리가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라면서 추가 인상 여지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금리를 0.5%보다 높게 올릴 수 있는지와 관련해 “0.5%를 벽으로 보는지 묻는다면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즈키 히로후미 SMBC 수석전략가는 “BOJ가 연말이나 내년 초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BOJ의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전망으로 한때 160엔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은 149.9엔대로 내려왔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 채권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英, 1일 금리 결정…ECB는 9월 추가 인하 가능성=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1일 통화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BOE는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 금리를 인상 후 동결 기조를 이어 왔으며 현재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다.

그동안 7월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웠던 BOE가 이번에는 4년여 만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BOE 목표치인 2.0%까지 내려왔고, 실업률도 4.4%로 고용시장 열기가 다소 식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0%로 반영 중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7월에는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9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데이터 측면에서 9월은 7월보다 결정을 내리기 훨씬 편한 달”이라면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CB 외에 유럽에서는 스위스, 스웨덴이, 주요 7개국(G7) 가운데에는 캐나다가 이미 기준금리를 내린 상태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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