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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숙연, 가족 회사 주식 매입해 3억5000만원 배당금…"요즘은 돌에 주식 사줘"
"재산 형성은 배우자가 주도"
"경영권 보호 목적" 주장했다 배당금 공개되자 "투자 목적 배제 못해"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숙연(55·사법연수원 26기) 대법관 후보자가 판사 재직 기간 중 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해 총 3억5000만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주식 매입 경위에 관해 "재산 형성은 배우자가 주도했다"면서도 자녀가 어릴 때 주식을 매입한 것에 대해 "요즘은 돌이나 백일 때 주식을 사 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대전의 버스운송회사 A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A사는 이 후보자 배우자의 친형(시숙)이 운영했던 회사다.

백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7∼2008년에 A사 지분 1087주를 2800여만원에, 2015년에는 1304주를 3400여만원에 매입했다.

A사는 2007∼2010년과 2013∼2017년 총 9개년에 걸쳐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했다. 이 후보자가 수령한 총배당금은 3억5373만원에 달한다.

이 후보자가 추가 매수로 주식 보유량을 두배로 늘린 2015년에는 A사가 이례적으로 주당 7만3000원을 배당, 이 후보자에게 1억7000만원이 지급됐다. A사는 나머지 해에는 주당 1만∼2만원 수준으로 배당했다.

백 의원은 "후보자가 사고 나서 그걸 뛰어넘는 3배 이상의 수익을 갖게 됐다"며 완전히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가족 찬스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한다"며 "이렇게 보니까 배당금이 좀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두 자녀도 각각 8세, 6세 때 아버지의 돈으로 A사 비상장주식을 매입했다. 이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가 받은 배당금은 총 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족은 작년 말 주식을 처분했는데 이 후보자는 약 7억9000만원, 배우자는 약 13억원, 두 자녀는 약 38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 후보자는 "요즘은 아이들 돌이나 백일 때 금반지를 사주지 않고 주식을 사 준다"며 "이것을 편법 증여 등으로 폄하한다면 자식에게 주식을 사서 주는 부모의 마음을 비난 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후 민주당 허영 의원이 "후보자가 여러 재산상의 문제에 대해 소명하고 그 잘못을 인정해 기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답변이 맞는다고 생각하느냐"고 질타하자 이 후보자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에 대해 말씀하셔서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며 "그 부분은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당초 이 후보자는 A사 주식 구입 경위를 묻는 언론 질의에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시숙의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장기 보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배당금 수령 사실이 알려지자 "주식을 사는 건 투자의 목적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가족의) 경영권 방어만을 위해서 살 수는 없고, 저희도 은행 이자 정도의 배당을 고려하고 산 것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A사가 2006년부터 작년까지 적자 노선을 유지하는 명목으로 총 1374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얻은 것도 논란이 됐다.

백 의원은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기업을 가족의 재산 축적 수단으로 삼았다"며 "공공성을 갖는 교통 서비스를 활용해 가족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공직자의 양심, 도덕성에 반한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국고보조금은 전액 적자 노선 운행 비용을 보조하는 데 들어간다"며 "국고보조금으로 배당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20대 장녀가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에 전세를 끼고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거래를 주도한 남편이)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건 알았지만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는 몰랐다고 한다"며 "부동산 투기로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절감한다"고 답했다.

가족의 비상장주식 매입과 배당금 수령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는 "저는 제 일을 하는 데 전념했고 이런 재산 형성은 배우자가 주도했다"며 "정확하게 경위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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