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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2.0, 다시 미중갈등 반사이익?…베트남 눈 돌려볼까 [투자360]
트럼프 집권 시 미중갈등 심화 전망
반사이익 수혜 기대국 중 베트남 주목
올초 양호 흐름 속 최근 수익률 부진
관세 올리더라도 “베트남, 실보다 득”
다만 인도·멕시코 등 수혜국 다변화
美 경기 환경 둔화 우려도 주요 변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대중(對中) 고율 관세에 따른 중국과 무역 갈등 심화가 전망된다. 자칭 ‘관세맨’(Tariff man)인 트럼프 후보는 이미 중국에 높은 관세(60~100%)를 예고했다. 증권가에선 2차 무역 갈등 국면 시 트럼프 1기 시절 반사이익을 누렸던 베트남을 재주목하고 있다. 중국 견제 목적으로 미국의 우호적인 대(對)베트남 정책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트럼프 1기 상황과 달리 인도, 멕시코 등 새로운 국가들이 떠오르는데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거란 회의적 시선도 나온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지난 18일 기준 최근 한 달 수익률 –0.42%를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20개 국가 가운데 중국(-1.15%), 러시아(-2.14%), 중화권(-5.35%)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최근 일주일 수익률(-1.47%)은 최하위를 차지했다. 국내 상장된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수익률도 미진하다. 'ACE 베트남VN30(합성)'와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의 한 달 수익률은 각각 0.42%, -1.41%다.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간 두 상품을 각각 20억원 순매도, 1억원 순매수했다.

베트남 펀드는 올 들어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하다 하락세로 접어든 흐름이다. 최근 들어 인근 국가 대비 지수 상승률도 저조하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18일 기준 연초 대비 12.61% 올랐지만 최근 한 달 동안은 0.4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해지수(-1.36%)보다는 선방했지만 코스피(1.09%)보다도 낮다. 인도 센섹스 지수(5.18%), 일본 니케이225지수(4.03%)는 한달 간 상승흐름을 보였다.

다만 베트남 펀드의 올 수익률은 15.57%로 20개 국가 가운데 상위 7번째다. 같은 기간 인공지능(AI) 산업 폭발로 올 들어 호황기를 맞은 미국(28.35%)과 이에 따라 수혜를 입은 일본(21.88%) 및 ‘넥스트 차이나’ 인도(25.11%) 등 다음에 위치했다. 베트남은 올초 중국 경제 부진 전망 속 인도와 함께 대체 신흥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미중 갈등에 따른 ‘차이나 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구를 바탕으로 한 소비 잠재력과 값싼 노동력을 통한 생산성 기대감이 뒷받침 되면서다.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생산의 ‘메카’도 매력적 투자 요인으로 꼽혔다.

베트남 펀드가 한 풀 꺾였지만 트럼프 2기가 도래할 경우 미중 갈등 반사이익에 따른 수혜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중국 견제에 베트남 활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미 상무부도 베트남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상향, 베트남 수입 상품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상황이 이어질 경우 양국의 대베트남 무역 및 투자는 지속되고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중 관세가 추가 인상될 경우 베트남이 얻고 있는 우회 수출을 통한 반사이익이 확대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미-베 협력 관계를 고려하면 대베트남 관세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베트남의 수출 관점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클 것”이라 전망했다.

베트남 경기도 양호한 흐름이다.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은 5.66% 증가해 지난 2020~2023년 1분기 성장률 중 가장 높다. 1분기GDP는 전년 동기 대비 2.25%포인트 상승을 토대로 하반기 경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인도, 멕시코 등 미국 수혜국들이 늘어난 점은 달라진 상황으로 꼽힌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넥스트 차이나는 베트남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고 미국이 대중국 물량을 줄이면서 멕시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트럼프 1기때와 달라진 지정학적 상황을 지적했다. “미국 내 재화 소비가 의미 있게 늘어나지 않고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베트남은 과거 대비 (반사이익) 탄력이 적을 수 있다”고도 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물가, 고용시장에서 소비 경기 여건이 눌리는 양상이기 때문에 무작정 보호무역주의로 밀어붙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상대국에 관세를 높이면 미국 기업들이 중간제 등 수입 물가가 더 폭증하기 때문에 생산성, 수출 가격 경쟁력이 꼬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집권 1기 때는 미국 매크로 상황이 업사이클이었지만 내년 이후 실물 경기 환경은 다운 사이클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을 투자 주요 변수로 꼽았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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