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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4억인데 리모델링비가 4억…산본 대단지 분담금 폭탄터졌다
리모델링 앞둔 율곡주공3단지
평당 공사비 510만→750만원
추정 분담금만 4.05억~4.7억
시세 넘는 금액에 조합원 반발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율곡주공3단지’ 모습

리모델링 사업지들이 분담금 몸살을 앓고 있다. 급등한 공사비 여파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1기 신도시인 산본의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지인 ‘율곡주공3단지’ 또한 이같은 갈등을 피하지 못했다. 급등한 사업비, 분담금 탓에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율곡주공3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은 지난달 조합원들에 행위허가결의를 위한 권리변동계획안을 수립해 안내했다. 행위허가결의는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전 중요한 단계로, 권리변동계획안에는 예상 분담금 및 총 사업비 변동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조합이 제시한 조합원 평균 분담금(금융비 포함)은 면적에 따라 4억500만원~4억7000만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전용면적 51.66㎡→61.75㎡는 평균 분담금이 4억500만원, 전용 58.46㎡→70.76㎡는 4억3000만원, 전용 59.97㎡→71.73㎡는 4억7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이는 3.3㎡당 공사비 750만원, 일반분양가 3.3㎡당 3000만원을 전제로 추산한 금액으로 조합 측은 “현재는 개략적 사업계획을 통해 분담금 수준을 안내하고 사업 진행여부를 묻는 단계이기 때문에 본감정이 아닌 약식 종전, 종후 감정금액 토대로 분담금을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합원 분담금 금액이 현재 아파트 시세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담금 4억7000만원으로 추정되는 전용 59.97㎡는 지난달 29일 4억2500만원에 중개거래됐다. 전용 51.66㎡는 지난달 28일 3억5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현재 호가는 3억원 초반대~4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 한 조합원은 “3억대 아파트에 4억을 투자하는 게 맞나”라며 “아파트 고작 몇 평 넓어지는 것에 누가 그만큼의 분담금을 내겠나”고 비판했다.

아파트값보다 높은 분담금이 추산된 데는 사업비 상승 영향이 크다. 조합이 권리변동계획안에 제시한 리모델링 사업비 예산은 총 1조1194만원으로,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추산된 예산 5536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조합 측은 사업비 변동에 대해 조합원들에 “사업비 예산 총액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공비가 3100억원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시공사인 DL이앤씨와 계약 당시 3.3㎡당 공사비는 510만8000원이었지만 현재 3.3㎡당 750만원으로 인상을 협의하고 있어 상승분이 반영됐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4억원대 분담금 소식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 선 ‘리모델링 사업 중단’, ‘재건축 선회’ 등이 언급되는 분위기다.

권리변동계획안 공개 이후 반대 여론이 커지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조합 측은 사업비 변동 원인, 리모델링 사업성 등 내용에 대해 조합원들에 충분히 설명 후 설득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행위허가 찬성률이 약 22% 수준인 만큼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리모델링 사업 중단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행위허가결의서를 징구하며)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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