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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투업도 1년 새 개인신용대출 취급 반토막…비교·추천 서비스는 ‘감감무소식’
금융시장 악화·연체율 급등에 핀테크사 ‘주저’
기관투자 길 열렸지만…“4분기 예상”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에 각종 고지서가 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고금리 장기화로 갈수록 대출문이 좁아지는 가운데, ‘1.5금융’을 표방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구 P2P)도 1년 동안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온투사들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대출자에게 빌려주는데,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상환기간이 길어 수익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연체 가능성이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적은 편이다. 이에 더해 금융시장 악화로 온투사들이 기존에 취급했던 부동산 담보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대출 취급이 줄어든 것이다.

업계는 우선 5개 핀테크에서 올해 중 출시될 것으로 예정됐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온투업체 건전성 지표 악화로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서는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핀테크들이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1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상위 5개 온투업체(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투게더앱스·8퍼센트·어니스트에이아이·데일리펀딩)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539억원으로, 지난해 6월(1071억원) 대비 49.6%(532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총 대출 잔액은 1조958억원에서 1조813억원으로 1.32% 감소한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훨씬 큰 것이다.

온투업 개인신용대출은 신용점수 900점대 미만으로 은행에서는 대출받기 어렵지만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13~14%대 대출을 받기엔 신용 상태가 양호한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공급된다. 연 최저 9~12.5%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온투사들의 고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를 통해 빠르게 대출금을 받아볼 수 있어 중·저신용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최근 업황이 악화되면서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크게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한 명에게 대출이 나가려면 수많은 투자자가 모여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이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상환기간도 최소 1년에서 5년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 어려워 최근에는 거의 취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온투업계는 업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올해 1월 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온투업 간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핀테크사는 뱅크샐러드·뱅크몰·서울거래·핀다·이노핀 등 총 5개사다. 특히 핀다의 경우 이전에 7개 온투사(8퍼센트·피플펀드·렌딧· 데일리펀딩·어니스트펀드·비플러스·렌딩머신(구 머니무브))와 제휴해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온투업법이 제정된 이후 판매가 어렵게 됐지만,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면 다시 상품을 중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취급 규모가 작아도 효용이 있다면 각 사가 앞다퉈 추진하겠지만, 현재는 연체율 이슈가 큰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온투업권 건전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온투업체 연체율은 상당히 높은 상태다. 각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업계 1,2위인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7.84%, 투게더앱스는 27.21%로 나타났다. 8퍼센트는 4.18%, 데일리펀딩이 1.47% 수준이다. 어니스트에이아이는 최신 통계인 5월 말 기준 연체율이 11.89%에 육박한다.

6월 말 기준 48개 업체 중 연체율 15% 이상으로 모니터링 대상에 속한 온투업체는 9개에 달한다. 최근엔 일부 업체에서 금융 사고가 발생하고, 사실과 다른 광고를 한 업체가 당국으로부터 과징금 통보를 받는 등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내달 중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정기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기관투자가 시작돼야 비교·추천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 성격인 저축은행-P2P 연계투자를 허용하는 서비스는 올해 2분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명단에 올라 이르면 3분기 허용 여부가 결정된다. 저축은행이 온투업의 기관투자자로 참여해 온투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으로 대출을 내어주는 식으로, 업계는 4분기부터 저축은행 기관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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