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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난 참 운 없던 대통령...그래도 희망은 기업이었다”
한경협 제주하계포럼 기조 강연
“경제 성장 없이는 국격도 없다”
류진 “韓, 반기업 정서 발목 우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하계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청와대에 있으면 광화문에서 광우병 시위하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습니다. 광우병 사태가 잠잠해지려고 하니 금융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대통령이 돼서 참 운이 없던 대통령이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진행된 제37회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하계포럼 기조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과거 재임 시절을 회상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시위가 극심할 당시 청와대에 지시해 구내 식당에서 미국 소고기만 먹자고 하면서 미국산 소고기 먹어도 광우병 안 걸린다는 거 보여주자고 하며 버텼다”며 “광우병 이슈가 마칠 때쯤 리먼 브러더스발 세계적 금융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가장 먼저 쓰러질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고 파이낸셜타임즈(FT(도 한국이 가장 큰 타격 있을 거라고 지적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위기가 닥쳤을 때 이 전 대통령은 기업만이 희망이었다며 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가장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감을 직시하기 위해 잘 차려진 회의장이 아닌 지하 벙커에서 주 1회 공직자들과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각각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이 마주한 위기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라고 짚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가 되면서 모두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며 “한때 미국 1~3등 기업이 GM·GE·액손모빌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기업이 앞설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고 가전을 호령하던 일본 브랜드는 현재 가전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대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이럴 상황일수록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가의 위상을 늘리는 것은 위기 때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으로 경제 성장 없이는 국격도 없다”며 “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는 바로 기업”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국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AI, 고령화, 기후변화 등 어려운 시대에 혁신과 도전은 기업의 몫으로 기업이 할 일과 정부가 할 일이 각각 있는데 이것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하고 세계 일류 기업과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기업은 대전환 시대의 파고에 맞서는 것도 벅찬데,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 낡고 불합리한 규제들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깝다”며 “최근 ‘이사 충실 의무 확대’ 논의에 대한 경제계의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내 기업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 회장은 “시대가 우리 기업인에게 선도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만큼, 경영는 시대전환에 과감히 맞서는 도전과 혁신을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며 “시대전환이라는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부, 기업,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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