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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채권시장, ‘통화 정책’에서 ‘재정 개혁’으로 관심 이동
아르헨·남아공·이집트 등 채권 수익률 높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정부가 재정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의 채권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이 통화 정책보다 재정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재정 목표 달성과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세재 개혁에 나서면서 올해 2분기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채권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2분기 채권 총수익률은 12.1%로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같은 기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1.6%, 이집트는 11.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집트의 경우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재정을 개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튀르키예 또한 재정 정상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4.7%의 채권 수익을 올렸다.

반면 투자자들은 정부가 느슨한 재정 정책을 펴는 국가들의 채권을 공격적으로 팔아치웠다.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있는 국가들은 채권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브라질의 경우 채권 수익률이 -10.7%로 신흥국 중 가장 낮았고, 멕시코는 -9.6%를 기록했다.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각각 -7.6%, -6.7%로 집계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아드리안 뒤 투아 신흥시장 채권 연구 부문장은 “재정 역학이 투자자들의 레이더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정치적 결정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선거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들이 많아 재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통화 완화가 그다지 심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전에 중앙은행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국가들의 채권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올해 3월까지 2년간 멕시코는 1분기 37%의 채권 수익을 냈고, 브라질은 22%,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통화 정책이 너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평가돼 외면 당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통화 정책에서 재정 정책으로 달라진 것이다.

이벳 밥 윌리엄블레어투자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시장의 재정 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거시 경제 정책의 신뢰성에 계속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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