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시 반도체주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내놓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2Q24(2024년 2분기) 프리뷰: 지금 팔면 후회’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1% 오른 2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채 연구원은 “목표주가 산정의 기반이 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2.4배는 업사이클에서 멀티플 상단인 2배에 20% 할등해 구했다”면서 “올해 영업이익 1위는 물론 D램 매출 1위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평균판매가격(ASP) 경쟁 우위 유지에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성 1위의 가치를 반영한다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라며 “(반도체) 섹터 내 톱픽(최우선주)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매출액 16조8000억원(전분기 대비 +35%, 전년 대비 +129%), 영업이익 5조4000억원(전분기 대비 +86%, 전년 대비 흑자전환)으로 영업이익 컨센서스 4조9000억원을 12%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20%에 가까운 ASP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은 D램 내에서 22.6%를 차지함으로써, 이번 분기부터 처음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2분기부터 HBM 생산능력(Capa)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차세대 HBM 'HBM3E' 판매 시작으로 HBM ASP가 전 분기 대비 8~10% 상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업사이클이 판매 수량보다는 ASP 상승이 실적을 견인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HBM, 초고용량 쿼드 레벨 셀(QLC) 기반 eSSD 등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측면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짚었다.
이어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오랜 기간 D램 5~10%, 낸드 20~30% 뒤쳐졌지만, 작년 4분기부터 D램과 낸드 모두 1위로 올라섰다”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였던 2018년을 상회할 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앞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채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같은 날 ‘2Q24 프리뷰: 지금 안 사면 후회’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주가가 PBR 1.3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데다, D램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메모리 업사이클이 2025년까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72조9000억원, 영업이익 8조2500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고 채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가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이며, D램과 낸드에서 전분기 대비 10% 중후반대의 ASP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전분기 대비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D램, 낸드 모두 1분기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1분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를 대비한 메모리 재고 축적 수요 효과가 분기까지 이어지지 않음을 고려한 것이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 비수기를 고려해 MX사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6%, 3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메모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재고평가손실 환입은 5000억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엔비디아향(向) HBM 인증 지연’이란 위험 요인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범용 D램 공급 부족 심화에 따른 ASP 상승이란 기회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HBM3E 엔비디아 인증은 8단의 경우 3분기, 12단은 4분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D램 생산자는 겨우 3개 뿐이고,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한 만큼 엔비디아 역시도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채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기존과 똑같이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