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해도 계속 유산” 수돗물 마신 女 줄줄이 봉변…日 시골마을, 무슨 일?
오카야마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43세 여성은 13년 전 도쿄에서 이 마을로 이사 온 뒤 3번 유산했다고 밝혔다. [NHK 보도화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본에서 발암성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에 오염된 수돗물을 사용한 현지 주민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자 정부가 실태 파악에 나섰다.

24일(현지 시각)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지자체 담당 부서나 수도 사업자 등에 수돗물 등에서 검출된 PFAS 농도와 관련한 실태 파악을 요청했다. 조사 기한은 오는 9월까지다.

PFAS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유기불소 화합물을 일컫는 용어다. 비교적 최근에야 유해성이 알려졌다.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PFAS가 일본수도협회 통계 검사항목 중 하나로 포함돼 있으나 그동안 급수 인구 5000명 이상 대형 수도 등으로 조사 대상이 한정적이었다. 전국 단위 수돗물 현황 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K는 오염 수돗물 문제와 관련 “일본 전국 각지에서 PFAS 오염이 밝혀지고 있다”며 일본의 한 시골 마을 사람들의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오카야마현의 한 마을은 수돗물에서 일본의 잠정 목표치인 1리터(ℓ)당 50나노그램(ng)의 28배에 달하는 1400ng의 PFAS가 검출됐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한 60대 여성은 혈액 검사 결과 혈중에서 1밀리리터(㎖)당 362.9ng의 PFAS가 검출됐다. 이는 미국 학술기관에서 제시한 최대 기준치(20ng/㎖)의 18배에 해당한다. 이 여성 이외에도 혈액 검사를 받은 마을 주민 27명 모두 기준 수치 이상의 PFAS가 검출됐다고 NHK는 전했다.

NHK는 마을 주민 30대~40대 여성 5명 중 3명이 유산을 경험한 데도 주목했다. 이 마을의 43세 여성은 13년 전 도쿄에서 이 마을로 이사 온 뒤 3번 유산을 경험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NHK는 “PFAS의 높은 혈중 농도와 유산 위험이 연관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는 (이들이) 관련 있다고 결론 내린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