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고위 관계자 “실무진 변동 가능성…계열사 큰그림 지켜봐야”
[11번가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SK스퀘어 대표 사임에 SK그룹 경영전략회의까지, 최근 SK그룹에 잇단 변수가 생기면서 11번가 재매각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FI(재무적투자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FI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SK그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번가의 모회사 SK스퀘어의 박성하 대표가 사임한 데다, 조만간 SK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거시적인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매각 절차는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이 주도하고 있지만, 11번가가 여전히 SK그룹에 속해있기 때문에 그룹의 움직임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한 FI 고위 관계자는 “SK스퀘어 대표 사임 이후 소통 채널과 실무 담당 임원 변동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에서 나오는 계열사들에 대한 큰 그림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SK스퀘어 이사회 인사보상위원회는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의 사임을 수용했다. 회사는 박 사장의 사임 사유로 일신상의 사유라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미비한 SK그룹 구조조정 과정 성과를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부터는 SK그룹 차원에서 경영전략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의 방향성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린·바이오 사업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사업 성장을 위한 방안을 비롯해 11번가 매각 등 구조조정 방향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회의를 1박 2일로 늘리고,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오전 회의를 시작하고, 둘째 날에도 오후 늦게까지 회의를 진행한다. 특히 CEO 간 토론이 일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쿠팡·G마켓에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3위인 11번가는 현재 나인홀딩스 컨소시엄 주도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5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은 11번가 지분 18.18%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정 내용인 11번가 기업공개(IPO)가 불발된 뒤 모기업인 SK스퀘어가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행사를 포기하면서 FI 주도로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11번가는 최근 희망퇴직을 비롯해 사옥 이전 등 비용 절감에 힘을 쏟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오픈마켓 사업에서 3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5월까지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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