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조합원 분양가 10억 일상
초기예상보다 2배 뛴 사업장도
잠실주공5 전용 84㎡ 24억 책정
전용 250㎡ 분양가 80억대 달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이 공사비를 밀어올리면서 주택 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고원가에 따른 비용 상승이 분양가에 반영되며 조합원 분양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3면
서울의 국민평형 기준 조합원 분양가 10억이 이제는 일상화되어 가는 양상이다. 조합원 분양가 상승은 추후 일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을 만들어내는 순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공람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855-1은 전용 84㎡ 기준 권리자(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이 9억9620만원으로 추정됐다.
서울시 내에서 땅값이 비교적 저렴하다고 알려진 대림동 조차 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이 10억원에 육박한 것이다.
조합원 분양가가 높아지면 향후 조합원들이 내야 하는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추정분담금은 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에서 종전자산 추정액과 비례율을 곱한 값을 빼서 산출하는데, 이 금액이 양수이면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하고 음수면 그 값 만큼 환급된다. 그마저도 현재 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산출한 금액으로, 향후 해당 금액이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재개발로 사업이 진행 중인 방화5구역은 2019년 당시 추정된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5억6000만원 안팎이었으나 지난달 관리처분계획 수립 총회 당시 발표된 조합원 분양가는 9억5000만원~10억원 수준이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3구역도 2020년 조합원 분양가 산출 당시 전용 84㎡가 7억8000만원 가량이었지만, 올해 공개한 추정치는 9억7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 역시 2021년 기준 전용 84㎡ 조합원 분양가가 6억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기준 평균 7억1500만원대로 뛰었다. 이같은 조합원 분양가 상승 추세는 한강변의 노른자 재건축으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 공개된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은 ‘국민 평형’(전용 84㎡) 기준 최고 23억9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일반 분양가의 80% 수준인 조합원 분양가가 3.3㎡당(평당) 7000만여에 달한 것이다. 공사비, 금융비 등이 치솟은 데 따른 결과다.
송파구의 ‘잠실5단지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변경안 재공람 공고’에 따르면 조합원의 공동주택 분양가 추정액은 중소형 평형의 경우 ▷전용 39㎡ 11억원 ▷전용 45㎡ 12억6000만원 ▷전용 59㎡ 16억6000만원 ▷전용 74㎡ 20억2000만원 ▷전용 84㎡ 22억9000만~23억9000만원이다. 대형 평형 분양가 추정액은 ▷전용 100㎡C 25억4000만~25억7000만원 ▷전용 107㎡ 26억9000만~27억5000만원 ▷전용 126㎡ 31억6000만원 ▷전용 134㎡ 34억3000만원 ▷전용 152㎡ 38억7000만~39억4000만원 ▷전용 176㎡ 47억6000만원 ▷전용 200㎡ 66억9000만원 ▷전용 250㎡ 81억9000만원이다. 추정 비례율은 108.11%다. 권리자 분양가 추정액에서 추정 권리가액을 제외한 추정 분담금은 향후 관리처분계획수립을 통해 확정된다.
잠실주공5단지의 조합원 분양가는 서울 내 또다른 한강변 단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 재건축 사업의 조합원 분양가 추정액은 전용 84㎡ 기준 19억5000만~20억4000만원 수준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시공사가 공사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수도권은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에 이어 집값 오름세까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은결·박자연 기자